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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8월 소비자물가 환율 방향성 바꿀까…1330원대 박스권 지속[주간외환전망]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지난주 1330원대의 박스권을 지속한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대기하며 이번 주에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비자물가가 예상 밖의 서프라이즈를 낼 경우 환율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또 국제유가 급등, 위안화와 엔화의 약세 심화 등 변수가 산적해 있는 만큼 관련 지표들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AFP연합뉴스◇9월 FOMC 가늠할 美 소비자물가 발표 주시지난주 환율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와 아시아 통화 약세에 상승 압력을 받아 한 주간 14.6원 올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했고, 이에 달러인덱스는 105선으로 오르며 지난 3월 초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연고점과 10원 이내로 가까워지면서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상단을 누르며 1330원대의 박스권 흐름을 보였다. 이번주는 미국의 8월 물가에 주목해야 한다.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물가 지표는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3일에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된다. 지난달 3.2%로 상승했던 소비자물가는 8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3.8%로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에서는 8월 헤드라인 물가와 근원 물가가 각각 전년대비 3.8%, 4.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헤드라인 물가는 전월대비 반등하지만,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둔화세 유지를 예상한 것이다.따라서 헤드라인 물가가 4%에 근접한 서프라이즈를 기록하지 않는다면 발표 후 달러 강세 폭 확대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만약 소비자물가의 반등에도 미 연준이 보는 핵심물가지표인 근원 물가의 하락 기조가 유지된다면 급격한 달러 강세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15일에는 중국의 8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부동산투자 등 지표가 쏟아진다. 소매판매는 7월 2.5%에서 3.0%로, 산업생산은 3.7%에서 3.8%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8월 중국 부동산 투자는 전년대비 -8.9% 감소하며 전월 -8.5% 대비 하락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각종 부동산 부양책과 함께 위안화 가치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위안화 약세는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 8일(현지시간) 달러·위안 환율은 장중 7.36위안까지 올라 2010년 역외 위안화 시장이 생긴 이후 위안화 가치가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번 주에도 중국 지표 발표와 함께 위안화 변동성에 따라 원화가 동조할 가능성이 커 예의주시해야 한다.14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ECB 총재의 인플레이션 관련 매파적 발언 등을 고려하면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과 유로존을 중심으로 통화 긴축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이로 인한 금리와 환율의 변동성도 수시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일본정부 실개입 변수사진=AFP특히 이번 주는 국제유가와 엔화가 환율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연말까지 감산 조치를 연장하겠단 소식에 WTI 10월물은 한때 90달러를 웃도는 등 유가가 급반등했다. 고유가가 물가 자극으로 이어지고, 이런 점이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달러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 이번 주 국제 유가가 90달러를 넘는다면 환율도 연고점(1343원)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달러 대비 148엔 수준까지 치솟은 엔화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 8일 달러·엔 환율은 종가 기준 147.79엔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상순 이후 10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자, 올해 들어 최고치다. 일본 정부는 지난주 두 차례에 걸쳐 구두개입을 했고, 이번 주도 엔화 약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실개입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에도 일본은 구두개입 일주일 뒤 실개입에 나선 바 있다.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 환율이 148엔대까지 가면 일본 정부의 실개입이 나올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달러가 약세로 가면서 순간적인 변동성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큰 변수가 없다면 이번 주 환율도 1330원대의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 전망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달러화 상승 압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국제유가 상승이 이어지기에는 경기 개선 기대 유지가 필요하나 주요국 추가 지표 개선 부재가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환율은 지지부진한 중국 지표 등에 위안화 약세 압력 동조화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상상인증권은 “미 8월 물가지표 발표 전후로 경계심이 반영된 장세가 예상돼, 달러 강세 기조가 유지되는 환경은 원화 가치 절하 압력이 높아짐을 암시한다”며 “다만 1340원 중반 레벨에서부터 당국의 환시 개입 부담감이 나타나며 상단이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어 “물가 지표의 결과에 따라 그 다음주 있을 대형 이벤트인 FOMC에 결과에 대한 방향성 베팅으로 이어질 주 후반이 예상된다”며 1320~1350원 등락을 전망했다.출처: NH투자증권
- 韓 수출 둔화 속 강달러 덮쳐…위안·엔보다 가치 더 떨어진 원화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한중일 3개국 통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위안화는 중국 부동산 위기, 일본은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약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라지만, 원화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위안화와 엔화 사이에 끼어 덩달아 동반 급락하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지만, 연말로 갈수록 회복하는 양상을 띨 것으로 봤다.사진=AFP◇중국·일본·유럽 글로벌 성장 둔화 속 피난처 된 달러 6일 서울외국환중개 등에 따르면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6일 한 때 104.9를 기록, 지난 3월 초 105.8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 지표는 지난달 중순 이후 약 5.4% 급등하며 강(强)달러 흐름을 이어갔다. 국제 유가 급등에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 전망이 힘을 얻은 영향이다. 글로벌 달러 강세에 원화, 위안화, 엔화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장 중 1337원까지 치솟았고, 달러·위안 환율은 7.31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47.82까지 상승했다. 모두 연중 최고 수준이다. 최근 미국은 고용과 물가의 둔화가 확인되며 견조한 경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추가 금리 인상 전망도 약해지며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5.25~5.50로 동결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반면 중국, 일본, 유럽 등 전세계 주요국들의 경제 사정은 녹록지 않다. 중국은 헝다에 이어 비구이위안 사태로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부채 리스크가 커졌고, 기대만큼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내수 회복도 더딘 모습이다. 중국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이자율, 예금 금리, 증권거래세 등을 인하하는 등 경기 부양책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위안화 약세를 막기에 버거운 모습이다. 엔화 약세는 통화정책 차별화에 기인한다. 일본은행(BOJ)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엔화 가치가 장기간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달러 가치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BOJ가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경우 달러·엔 환율이 향후 6개월내 155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상황이 도래하면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는 1990년 6월 이후 약 3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다. 이날 달러·엔 환율이 148엔에 근접하자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달러·엔 환율이 계속 지금과 같은 움직임을 보이면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대응할 것”이라며, 구두개입에 나섰다.아시아 통화뿐만 아니라 유로, 파운드, 호주달러 및 스위스 프랑도 약세 폭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유럽의 병자(sick man of Europe)’라 불릴 만큼 독일 경제에 대한 구조적 저성장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어 유로화 약세 심리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원화, 엔화·위안화 약세에 동조…당분간 약세 지속수출 회복이 지연되는 것도 원화 가치 하락폭을 키우는 배경이다. 8월 수출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전년동월대비 8.4% 감소했다. 수출은 작년 10월부터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게다가 이란 자금 송금을 위한 결제(달러 매수) 수요 등 수급 요인도 원화 약세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화 가치를 회복하려면 엔화, 위안화 반등과 함께 수출의 플러스(+) 전환이 필요하지만, 중국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수출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원화는 위안화의 프록시(proxy·대리) 통화로 여겨지는 만큼, 중국 부채 리스크가 원화 가치 반등을 제약하는 형국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3국 통화가 직면한 대내외 상황을 고려할 때 미약하지만 달러화와 아시아 3국 통화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단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일본과 중국 정부의 시장 개입에 엔화, 위안화 추가 약세폭은 제한될 수 있어 환율도 1300원 초반대 흐름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원화와 위안화는 달러 대비 5~7% 정도 저평가 돼있다.국내에 다른 요인이 있어서 원화가 약세를 띄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중국의 부양조치 강도에 따라 위안화가 얼마나 안정화할 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9월은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져서 환율 상단을 1335원까지 보고 있다”면서도 “4분기 미 연준의 긴축 종료와 함께 중국 경제가 안정되고 우리나라 성장률도 개선된다면 연말까지 환율은 1250원까지 내려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픽=김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