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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슨홀 다음은 美 물가·고용…환율, 상승 경계 여전[주간외환전망]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지난 주 1320원대로 내려온 원·달러 환율은 잭슨홀 연설에서 미국의 긴축 기조를 재확인하며 강달러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 미국 통화정책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물가와 고용지표 발표를 대기하며 환율은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 여전히 중국 경제에 대한 리스크는 상존하기에 중국 경제 지표와 중국 정부의 대응책에 따른 위안화 흐름도 주시해야 한다. 사진=AFP연합뉴스◇ 美 긴축 경계 속 美 vs 韓中 경제지표 희비 갈릴 듯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우려했던 ‘파월 쇼크’는 없었다. 시장의 예상대로 매파적(통화 긴축) 색깔을 유지했고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필요하다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내려오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때까지 제약적인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 금리 결정은 지표에 따라서 판단할 것”이라며 “지표를 평가해 추가 긴축을 할지, 혹은 동결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잭슨홀 회의에 대한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연준의 긴축 우려가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주 시장의 시선은 미국의 물가와 고용지표 발표로 옮겨갈 것으로 관측된다. 31일에는 미국의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이 지수는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로, 이번 잭슨홀에서도 PCE 물가지수를 밀접하게 확인하고 정책결정을 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달 PCE 물가는 서비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전년 동월보다 3.3%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월 3.0% 상승에서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9월 1일에는 미국 8월 고용보고서가 나온다.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을 비롯해 실업률과 시간당 평균임금 등 연준 위원들이 눈여겨보는 지표들이 쏟아진다. 7월에는 신규고용 18만7000명, 실업률 3.5%, 시간당 평균임금상승률이 4.4%를 각각 기록했는데 8월엔 신규고용이 16만3000명으로 줄고, 실업률은 3.6%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한 수준으로 견조하게 나타난다면 연준 긴축 장기화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과 11월 25bp 금리 인상 확률은 각각 20%, 47% 수준으로 파월 의장 연설 전보다 높아졌다. 물가, 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인다면 연준의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환율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같은 날 우리나라의 8월 수출도 발표된다. 8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대비 10.8% 하락, 수입 증가율도 22% 내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역수지는 10억달러 적자로 예상된다. 월간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째 감소세다. 반도체 회복이 뚜렷하지 않고, 정유, 화학제품 수출 증가율은 부진한 상황이 점차 길어지고 있는 탓이다. 이달에도 수출은 감소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 이번 주에는 중국의 제조업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잇따라 발표된다. 7월 중국 국가통계국 제조업 PMI는 49.3이었으나 이번 달에는 49.0으로 더 하락해, 5개월 연속 ‘경기 수축’을 뜻하는 50 미만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이다. 비제조업 PMI도 51.8에서 50.8로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1일 발표되는 미국의 8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47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46.4보다 개선된 수치다. 이번 주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이 극명하게 갈린다면 글로벌 달러는 더욱 강세를 보이고 위안화 약세는 심화될 수 있다.◇ 잭슨홀 이후 환율 전망, 전문가별로 엇갈려잭슨홀 이후 시장 전문가들의 환율 방향성은 다소 엇갈리는 모습이다. 지난 주 환율은 파월 연설을 대기하며 긴축 장기화 우려에 주초 1342.6원에 마감, 9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보다 악화되자 환율이 1320원대로 일부 하락 되돌림이 나타났다. 환율이 1340원 초반대에서 추가 상승이 제약된 만큼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맞물린 한국 수출 모멘텀의 개선이 지연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현 레벨에서 환율의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반면 연준 긴축 우려가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하락보다는 상승 경계감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연준의 정책 스탠스가 확인되기 전까지 경계감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렵다”며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잭슨홀 이후에 환율은 다시 위로 갈 것으로 보고 상단은 1360원까지 열어뒀다”며 “환율 상승세가 소폭 꺾였지만 안정을 논하긴 이른 시점이다. 중국 부동산 불안으로 달러에 대한 선호도가 지지될 것이고, 중국 리스크가 아직 환율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사진=NH투자증권
- ‘파월의 입’ 대기 속 외국인 순매수…장중 환율, 1321원까지 하락[외환분석]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21원까지 내려갔다. 빅 이벤트인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미국의 경기 부진 확인과 위험선호에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로 유입되며 환율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오후에도 환율이 무거운 흐름을 보이겠지만 잭슨홀에 대한 경계심이 유지되며 급격한 하락은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AFP◇美PMI 예상 하회·외국인 2800억원대 순매수2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전 11시 58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39.7원)보다 17.2원 내린 1322.5원에 거래 중이다. 환율이 1320원대로 내려온 것은 저가 기준으로 지난 14일 이후 7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하락 폭 기준으로는 지난 3월 23일(-29.4원) 이후 최대 폭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0.7원 하락한 1329.0원에 개장했다. 이후 환율은 우하향 흐름을 그리며 1320원 중반대에서 초반대로 하락폭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8월 S&P 제조업,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각각 47.0, 51.0으로 예상치인 49.0, 52.2을 하회했다. 제조업 부진이 깊어지고 서비스업 확장도 둔화되면서 연준이 긴축을 장기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아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유입되는 것도 환율 하락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5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선 1300억원대를 사들이고 있다. 이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1% 이상 오르고 있다.국내은행 딜러는 “잭슨홀을 앞두고 PMI 지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듯”하다며 “그간 환율이 많이 오르고 타 통화대비 약세였던 걸 생각하면 (이날 하락은)되돌림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최근 미국 금리와 달러가 고점에서 잭슨홀을 맞이하다보니 그에 대한 부담으로 차익실현이 있는 것 같다”면서 “환율 고점을 봤다는 인식이 나오고, 외국인이 주식 사면서 (원화)매수세가 지지되는 듯”하다고 했다. 달러인덱스는 23일(현지시간) 저녁 11시 기준 103.39을 기록하며 소폭 하락세다. 달러 약세에도 달러·위안 환율은 7.28위안, 달러·엔 환율은 145엔대로 오름세다.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로 동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최근 일간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라며 “환율 변동성이 커질 시 미시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변동성을 줄여서 대응할 것이다. 환율 수준의 적절성보다 변동성에 집중해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도 무거운 흐름…잭슨홀서 ‘중립금리’ 언급 주목오후에도 환율은 무거운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잭슨홀에서 피봇(정책방향 전환)과 중립금리 언급이 있을 시, 환율이 크게 움직일 것으로 봤다. 잭슨홀 회의 주제가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변화’인 만큼 코로나19 이후 경제가 어떻게 변했는지, 그로 인해 중립금리도 달라졌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국내은행 딜러는 “잭슨홀에서 기준금리보다는 피봇에 대한 경계감을 중심으로 얘기할텐데, 이는 환율 하방보다는 상방 압력이 클 것 같다”며 “잭슨홀에서 중립금리를 검토한다는 발언이 나온다면 외환시장을 다시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외국계은행 딜러는 “오후에도 하락세는 이어지면서 환율 하단 1322원까지 트라이하겠으나 1330원 위에서는 막힐 것”이라며 “환율이 한 달 만에 86원이 오른 만큼 잭슨홀 이후엔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봐 1300원 초반까지 내릴 것 같다. 만약 잭슨홀 서프라이즈가 없다면 기관들 포지션은 헷지해 롱(달러 매수)을 들고 있는 걸 고려할 듯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