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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퍼링發 신흥국 충격, 우량국→취약국 전이중"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5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언급한 이후 경제가 취약한 신흥국보다 한국을 비롯한 우량 신흥국들이 더 큰 충격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취약국이 장기간 더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2012년 7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경제 취약국과 우량국의 환율 영향 추이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용역으로 27개 신흥국을 분석한 조슈아 아이즌먼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와 마이클 허친슨 UC산타크루즈대 교수, 마히르 비니치 터키중앙은행 연구원은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경상수지와 외환 보유액,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외채무 비율을 기준으로 한국을 비롯한 이스라엘, 베네수엘라, 말레이시아, 필리핀, 러시아, 중국, 헝가리 등을 우량 신흥국으로, 터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멕시코, 우크라이나, 브라질, 칠레 등을 취약국으로 분류해 주가와 환율, 국가 부도위험을 보여주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가산금리 등 3항목에 대한 테이퍼링 영향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을 언급한 후 지난해 10월까지 취약국들의 주식시장 가치는 0.234(영향력을 지수화2012년 7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경제 취약국과 우량국의 주가 영향 추이한 결정계수) 하락한 반면 우량국들의 증시 가치는 이보다 2배 이상 큰 0.476이나 하락했다. 또한 환율은 취약국에서 0.112 상승한 반면 우량국에서는 0.373의 상승률을 보였다. 아울러 CDS 가산금리는 취약국에서 3.383 하락했지만, 우량국에서는 오히려 4.563 상승했다. 연구자들은 “특정 상황이나 시기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지긴 하지만, 지난해 5월 이후로만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와 금융 체질을 고려해 해외자본이 우선 유입됐던 우량 신흥국들이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다만 이같은 차이는 연준이 실제 양적완화 조치를 시작한 지난해 12월 이후부터는 크게 좁혀지고 있다. 이는 우량국에서 어느 정도 해외자본 유출이 한계에 이르면서 점차 취약국 자산 매도로 돌아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자들도 “연준 테이퍼링 발언 초기에 우량 신흥국들의 충격이 컸다면 앞으로는 취약국들, 특히 대표적인 5대 취약국(Fragile Five)인 브라질과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공, 터키의 충격은 더 오랜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