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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생확대경] AI와 일자리 경쟁보다 더 무서운 것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 20~30년쯤 뒤엔 ‘근로자의 날’이 없어지는 거 아니에요? 인공지능(AI) 사원이랑 대리가 일 할 텐데 기계는 쉴 필요도 없잖아요.”최근 지인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던 중 근로자의 날(5월1일) 휴일에 무슨 계획이 있는지를 묻다가 나온 이야기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AI와 경쟁하지 않아도 돼서 운이 좋았다며 웃어 넘겼다. 하지만 AI와 경쟁해야 할지도 모르는 다음 세대에겐 그야말로 생계가 걸린 문제다.(사진= 픽사베이) 인간이 AI와 경쟁하는 세상이 훌쩍 다가온 것처럼 느껴진 것은 지난해 말 오픈AI가 개발한 AI챗봇 ‘챗GPT’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다. 사람들은 처음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세돌 9단은 이겼지만 바둑밖에 못 두는 ‘알파고’, 정해진 기능만 수행하는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시스템, 질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각종 AI챗봇을 익히 겪어본 탓이다. 하지만 챗GPT는 달랐다. 사람과 매우 유사한 말투를 구사하는 것은 물론 농담과 철학을 이해하는 듯했고, 상상이나 가정을 전제로 한 물음에도 곧잘 대답했다. 예상을 가뿐히 뛰어넘는 챗GPT의 ‘실력’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술에 대한 경탄과 기대감을 안겨줬지만 머지않아 공포감도 퍼져 나갔다. 우선 몇몇 직업에 대해서는 미래에도 존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회계사, 수학자, 통역사, 단순 사무직, 정략적 분석가 등이 첫 손에 거론됐으며 챗GPT가 논리적인 글은 물론 소설까지 척척 써내자 기자와 작가의 전망도 위태로워졌다. 작곡이나 그림 그리기에서도 챗GPT는 상당한 수준의 성과를 보여줬다. 물론 AI가 할 수 있다고 해서 그 직업이 바로 없어지는 건 아니다. 많은 경우에 기술은 작업의 효율성을 높여주거나 전문적인 업무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줄 공산이 크다. AI와 함께 하게 될 미래에서 일자리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두려움보다 더 무서운 부분이 있다. 바로 AI의 발전이 우리 사회에 미칠 수 있는 각종 악영향과 기술의 남용이다. AI가 거짓 정보·획일화된 정보를 퍼뜨릴지도 모르고, 잘못된 편견이나 차별을 조장하거나,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으며, 개인정보나 사생활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금 더 근본적으로는 AI 만능주의에 따른 창의력·사고력의 고갈, 인간관계의 단절과 인간성 상실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AI 윤리와 규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이유는 이 막연한 공포와 맞닿아 있다. 일이 벌어진 다음엔 늦으니 예상되는 부작용과 범죄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AI 선진국인 미국은 상원에서 AI 규제 관련 법안을 준비 중이며, 담당 부처에서도 AI의 윤리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규칙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AI 개발 기업이 학습에 이용한 데이터의 출처와 저작권 등을 공개할 것을 의무화한 규제안 초안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는 2020년 사람 중심, 투명성, 책임성, 독립성, 차별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AI 윤리기준을 발표했지만 강제성이 없고 원론적인 수준에 그친다는 평가다. 최근의 논의는 AI 윤리나 규제보단 기술경쟁에서 뒤처져선 안 된다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AI 윤리와 규제를 다룬 법안도 발의돼 있으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적절한 가이드라인과 규제는 기술의 발전과 사회 진보를 촉진할 수 있다. 미래 경쟁력으로 떠오른 AI 기술 혁신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신뢰성·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울타리 마련도 함께 이뤄지길 기대한다.
- ‘클라우드 사업 빛났다’… MS·구글 예상밖 실적 호조
- [이데일리 김상윤 장영은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클라우드 컴퓨팅(가상 서버) 사업의 성장에 힘입어 예상 밖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 침체로 IT산업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인 사티아 나델라가 2014년 취임 당시 직접 새로운 성장동력인 클라우딩 컴퓨팅 서비스 사업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AFP)◇소프트웨어, 광고 사업 줄었지만…클라우드는 ‘훨훨’ 25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MS는 이날 뉴욕 증시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이 528억6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 늘고, 순이익은 183억달러로 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당순이익(EPS)는 2.45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매출 510억2000만달러, 순이익 166억달러, EPS 2.23달러)를 모두 웃돌았다. MS의 주가는 이날 2.25% 하락했지만,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7.78% 급등했다.예상 밖 실적 호조의 힘은 역시나 클라우드 사업이었다. MS의 대표적인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서비스 등이 포함된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사업부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한 220억800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월가 추정치(219억4000만달러)를 웃돈 실적이다. 특히 MS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애저 및 기타 클라우드 서비스의 매출은 2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MS는 클라우드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 개발사인 오픈AI(OpenAI)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어 애저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미 후드 M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금까지 제품에 탑재한 AI 기능의 초기 피드백과 수요 상승 신호에 들 떠있는 상황”이라며 “AI를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인프라에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윈도우 라이센스, 하드웨어 판매 및 게임기 Xbox로 구성된 개인용 컴퓨팅 부문의 매출은 133억달러로 9% 감소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구글 역시 클라우드 부문의 선방 등에 힘입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이날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6% 증가한 697억9000만달러(약 93조5000억원), EPS는 1.1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시장 예상치인 680억9000만달러와 1.07달러를 웃돌았다. 그간 수조원을 쏟아부었던 클라우드 부문은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구글의 1분기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8% 성장한 74억5000만달러(약 10조원)였으며, 수익은 1억9000만달러(약 2500억원)를 기록했다. 아마존과 MS에 비해 후발주자이지만, 클라우드 부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 가능성을 엿본 셈이다. 알파벳의 주가 역시 이날 2.03% 빠졌지만, 시간외 거래에서 1.78% 올랐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구글 클라우드는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 4년간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로부터 인증을 받은 전문가들의 수가 15배 늘었다”고 말했다.다만 핵심사업인 광고 매출은 부진했다. 구글 광고 매출은 545억5000만달러(약 73조원)로 1년 전보다 0.2% 감소하면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역성장을 했다.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광고 매출 역시 66억9000만달러(약 9조원)로, 전년동기대비 2.6% 감소했다.지난해 11월 2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유럽 최대 기술 컨퍼런스 ‘웹 서밋’ 전시장에 구글 클라우드 광고가 걸려 있다. (사진=AFP)◇2년뒤 글로벌 클라우드시장 규모 2배 전망 아마존과 구글이 이처럼 클라우드 서비스에 집중하는 이유는 빅테크의 미래 핵심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다 클라우드는 AI, 메타버스 등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올해 4820억달러(약 645조원)에서 2025년 8375억달러(약 1120조원)로 2배 가까이 커질 전망이다. 클라우드시장은 아마존이 약 40%의 점유율로 가장 앞서 있고, MS와 구글이 각각 약 20%와 약 10%로 뒤를 쫓고 있다. AI 기술을 얼마나 접목하느냐에 따라 이 시장 판도가 크게 변할 가능성도 있다.하드웨어 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그래픽 칩을 생산하는 엔비디아는 최근 AI클라우드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그간 AI전용칩을 생산해 클라우드업체에 판매에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각종 서비스를 묶어 통합 AI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시장조사기관 시너지 리서치 그룹의 존 딘스달 수석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매우 강력하고 IT기업들도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계속 촉진할 것”이라며 “시장 주도권을 위한 IT기업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美소비자, 가격인상에도 지갑 열었다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가계 지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도 미국의 주요 소비재 기업들이 잇따라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내놨다. 다만, 업계에선 가격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어 소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사진= 픽사베이)◇외식부터 자동차까지 소비재 기업 실적 호조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실적을 발표한 맥도날드의 올해 1분기 동일매장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6%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은 59억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순이익은 18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3% 급증했다.펩시코도 이날 1분기 실적을 공개했는데, 전년 동기에 비해 10% 넘게 오른 179억달러의 매출을 냈다고 밝혔다. 펩시코는 이 기간 동안 소비자 가격을 13~14% 올렸으며, 제품 중량 등을 고려한 가격 지표는 16% 상승했다. 하기스와 크리넥스 제조사인 킴벌리클라크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2개 분기 연속 제품 가격을 10% 인상했다.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 역시 지난 1~3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과 순이익을 달성했다. 회사측은 신차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여전히 견조했다고 호실적의 배경을 설명했다. GM은 고급차에 대한 수요 증가를 반영해 올해 연간 이익 전망치도 종전 105억∼125억달러에서 110억∼13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앞서 1분기 실적을 공개한 프록터앤드갬블(P&G)과 코카콜라의 실적도 호조였다. P&G는 2개 분기 연속 10% 가격을 인상하면서 매출과 수익이 늘었다고 밝혔고, 코카콜라는 매출과 판매량이 모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사진= AFP)◇“가격인상 버틴 소비자 인내심 한계” 지적도그러나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수용 능력이 한계에 가까워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1분기 선전한 기업들조차 소비 둔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휴 존스턴 펩시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일부 소비자들이 탄산음료 캔보다 2리터짜리 페트병을 선택하거나, 고급 식료품점에서 일반 식품점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약간의 소비 감소세”가 감지됐다고 언급했다. 코카콜라도 인플레이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상승 등으로 소비자들이 구매 습관을 바꾸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 역시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인상에 대한 거부감이 처음보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미국 노동시장 냉각 신호와 함께 경기 침체 위험이 부각되면서 업계에선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을 더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 유명 식품기업인 코나그라 브랜즈는 가격 인상을 완료했다고 밝혔으며, 주류업체 콘스텔레이션 브랜즈와 코카콜라는 가격 인상 속도를 늦추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미 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가 이날 발표한 4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1.3으로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향후 6개월 이내에 가전제품 구입 계획이 있는 소비자들의 비율은 41%로 떨어져 2011년 9월 이래 가장 낮았다. 여행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였다.
- 갭도 추가 감원…작년 500명 해고한지 7개월만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 의류 업체 갭이 지난해에 이어 본사 인력을 중심으로 수백명의 직원을 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비용절감과 조직 효율화를 위한 조치다. (사진= AFP)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갭은 샌프란시스코 본사와 뉴욕 본부를 중심으로 수백명 규모의 정리해고를 진행한다. 회사측은 지난 18일 일부 부서에 해고 계획을 통보하기 시작했으며, 이번 주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정리해고 계획을 알릴 예정이라고 WSJ은 덧붙였다. 갭은 지난해 9월에도 직원 500명을 내보냈다. 갭의 회장이자 임시 최고경영자(CEO)인 밥 마틴은 당시 매출이 줄고 비용은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은 갭의 이번 감원 규모가 작년 9월보다 클 것이라며, 조직을 효율적이고 수평적으로 만들기 위한 광범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작년에 이어 이번 정리해고도 관리직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갭은 지난달 관리직 해고 등으로 3억달러(약 4010억7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갭의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갭은 전 세계에서 총 9만70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 중 9%(약 8만7000명)가 본사 및 본부 직원이다. 전 직원의 90%가 계약직을 포함한 매장 직원이다. 마틴 회장은 지난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우리의 목표는 조직을 수평적으로 만들고, 통제 범위를 늘려 보다 강력한 역할과 개인의 권한을 창출하며, 계층을 줄여 병목 현상을 제거하고, 더 빠르고 나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갭은 갭을 비롯해 올드네이비, 바나나 리퍼블릭, 애틀레타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브랜드인 올드네이비의 전략 실패가 꼽힌다. 다양한 사이즈의 옷을 출시했다가 재고가 쌓이면서 큰 타격을 받은 것이다.올해 1월 마감된 회계 연도에 갭의 순매출은 전년대비 6% 감소한 156억2000만달러(약 20조8800억원)를 기록했으며, 2억200만달러(약 2941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한편, 마틴 회장은 지난달 새로운 CEO 선임이 임박했다면서 외부 인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