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EU, 62조원 규모 반도체법 합의…"점유율 20%까지 확대"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유럽연합(EU)이 18일(현지시간) 역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430억유로(약 6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내용의 ‘반도체법’(Chips Act) 시행에 합의했다. 미국과 중국이 앞다퉈 자국 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나선 가운에 세계 3대 반도체 소비 시장인 EU도 자급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EU는 18일(현지시간) 역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430억유로의 예산을 투입하는 반도체법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사진= AFP)◇공급망 확대·혁신 통해 세계시장 점유율 2배 목표 EU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반도체법에 대한 정치적 합의를 이룬 것을 환영한다며, 이 법이 전략적 분야에서 유럽의 경쟁력과 복원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법은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집행위)와 27개국을 대표하는 이사회, 유럽의회 간 3자 협의에서 합의됐다. 이후 유럽의회와 이사회의 표결을 각각 통과하면 시행된다. EU는 디지털 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공급의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이번 법안을 추진했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기간 동안 반도체 공급난을 겪으면서 생산은 아시아에 기술은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반도체법을 통해 EU는 역내 제조활동을 강화하고 유럽의 반도체 설계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한편, 공급망을 전반적으로 확대하고 혁신할 계획이다. 현재 10% 수준인 반도체 공급망 점유율을 2030년까지 2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다. EU는 세계 반도체 수요의 20%를 차지하는 세계 3대 소비시장이지만 생산 역량은 부족한 상황이다. 반도체법은 △연구소에서 생산시설로의 기술 이전 촉진 △생산설비에 대한 공공 및 민간 투자 장려 △수요 예측·공급망 모니터링 등을 위한 회원국 간 협력 강화의 3가지 큰 기둥으로 이뤄져 있다. 각국은 팬데믹 이후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8월 총 520억달러(약 69조원)의 보조금 지원 등을 담은 반도체 지원법(CHIPS)을 제정했으며, 중국은 2014년부터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450억달러(약 59조원) 규모의 국가 집적회로 산업투자펀드를 설립했다.EU는 “반도체는 디지털 전환의 기본으로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통신, 엣지 컴퓨팅 등의 현대 기술은 반도체 수요의 급증을 촉진해 공급망 압박이 가중될 것”이라고 봤다. 또 “반도체는 강력한 지정학적 이익의 중심에 있으며, 군사·경제·산업 분야에서 국가의 행동 능력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반도체 공급난을 겪은 미국과 유럽은 자국 내 생산설비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 AFP)◇국내기업 영향은 제한적…각국 미래산업 경쟁 치열 업계에서는 미국 반도체 지원법과 달리 EU 반도체법이 국내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역외 기업에 대한 명시적 차별 조항이 담겨 있지 않고, EU엔 한국 반도체 제조설비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직접적으로 법 조항을 적용받을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EU 내 반도체 생산설비 확충으로 국내 관련 소재·부품·장비의 수출 기회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왔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의 경우 보조금을 받은 기업에 대한 기밀정보 요청이나 초과이득 환수, 중국 등 비(非)우호국에서의 사업 제한 등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와 같은 국내 반도체 기업에 독소 조항이 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법안 최종 확정 때까지 남은 입법절차 진행 과정을 상세히 모니터링하고 업계에 끼칠 영향을 분석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EU 당국과도 우리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기회 요인은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EU 집행위는 지난달 유럽 내 친환경 투자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규정을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전기차·배터리 공급망 강화를 위한 지원책을 포함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한 데 대응한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 미래 핵심 산업 분야에서 공급망 주도권을 잡으려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 尹 "초고성능 무기 개발 중, 보여주기식 남북 정상회담은 안 해"(상보)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외신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초고성능 무기를 개발할 것이라면서, 정치적 목적을 위한 ‘보여주기식’ 남북 정상회담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연합뉴스)◇“우크라 지원 인도적·경제적 지원 이상으로 확대 가능”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학살, 전쟁법 위반 등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인도적 지원이나 재정 지원만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발발한 이후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우방이자 주요 포탄 생산국이기도 한 한국은 그동안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 달라는 압력에도 불구하고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배제해왔다. 로이터는 “한국은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는 자국 기업들과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고려해 러시아의 반감을 피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1950~1953년 한국 전쟁 당시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았던 것처럼 우크라이나 방위 및 재건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국제법과 국내법 모두에서 불법적으로 침략을 당한 나라를 지키고 복구하기 위한 지원의 범위에는 제한이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다만, 전쟁 당사국들과의 관계와 전장의 상황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연합뉴스)◇남북 대화 열려있지만 ‘정상회담 쇼’는 반대 윤 대통령은 다음 주 미국에서 개최될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이번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북한의 진화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우리 정부 차원에서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감시·정찰·정보 분석 능력을 강화하고 “초고성능, 고출력 무기”를 개발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남북 간에 핵전쟁이 일어나면 이는 양측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전체가 잿더미가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북한의 핵 개발과 무력 도발 중단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강력한 핵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이 동참하는 것에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한미 사이에 많은 진전이 있었기 때문에 먼저 양국이 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남북 관계와 관련해서는 평화회담에는 열려 있지만 정치적 목적의 보여주기식 정상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깜짝’ 남북 정상회담을 비판하면서 이는 남북 간 신뢰 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그들(전 정부)은 선거를 앞두고 그 회담을 이용했지만, 궁극적으로 남북 관계는 항상 원점으로 되돌아갔다”며 “만약 이전 회담이 정상들이 만나기 전에 차근차근 진행됐더라면 남북관계는 느리더라도 꾸준히 발전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도적 지원으로 북한과 대화의 물꼬를 트고 경제나 군사 등 보다 민감한 주제로 나아가기 위한 논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과 대만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결국 이러한 긴장은 무력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발생했고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그러한 변화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 애플, '시중금리 10배' 저축계좌 출시…떨고 있는 美중소은행(종합)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애플이 미국에서 시중은행의 10배에 달하는 이자를 주는 파격적인 저축 상품을 출시했다. 금융서비스를 강화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고 애플 기기 사용자들을 자체 생태계에 가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고 금융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애플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중소·지역 은행들의 예금 인출 사태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애플카드 사용자는 아이폰 월렛 앱에서 저축 계좌를 개설하고 관리할 수 있다. (사진= 애플 홈페이지)◇금융 강화 나선 애플…고금리 저축상품 선봬 애플은 17일(현지시간) 미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연 4.15% 이자를 제공하는 저축 계좌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기준 미국 은행의 평균 이자(0.35%)의 10배가 넘는 고금리 상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소수의 온라인 은행이 5%의 높은 고금리 저축을 판매하고 있으며, 얼라이뱅크와 골드만삭스 자체 고금리 상품도 애플의 저축계좌보다 낮은 3.75%, 3.9%의 이자를 주고 있다. 애플이 2019년 골드만삭스와 제휴해 출시한 ‘애플 카드’ 사용자는 이날부터 아이폰의 월렛(지갑)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손쉽게 저축 계좌를 만들 수 있다. 계좌 개설에 따른 수수료나 최소 금액 등의 요건도 없다. 저축 계좌를 개설하면 애플 카드 사용 시 결제 금액의 최대 3%까지 돌려주는 ‘데일리 캐시’ 보상이 이 계좌로 자동 입금된다. 데일리 캐시 입금 위치는 변경할 수 있으며, 저축 계좌에 은행 계좌의 자금을 추가해 이자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사용자는 월렛 앱에 나타나는 대시보드를 통해 저축계좌를 관리할 수 있고, 이자 및 계좌 잔액을 추적하거나 자금을 인출 등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애플은 최근 금융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애플 페이 사용처를 확대하는가 하면, 지난달 미국에서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에 ‘선구매 후지불’ 기능인 ‘애플페이 레이터’(Apple Pay Later)를 도입했다. 앞서 애플은 2012년과 2014년에 각각 월렛 앱과 애플페이를 선보였고, 2017년에는 메시지를 통한 개인 간 송금 서비스 ‘애플캐시’를 내놨다. 향후 장기 대출인 ‘애플페이 먼슬리 페이먼트’ 등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금융·게임·음악 ·앱스토어 등 서비스 부문에서 거둬들이는 매출의 비중은 10년 전 약 8%에서 지난해 20% 수준으로 늘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금융 서비스 자체에서 나오는 매출도 신규 수익원이지만, 근본적으로 사용자들이 계속 아이폰을 중심으로 애플 기기를 쓰게 만드는 것이 애플의 근본적인 목적으로 보인다. WSJ은 애플이 아이폰을 사용자들을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연결시키는 디지털 지갑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 AFP)◇애플, 연 4.15% 저축상품 출시…중소은행 타격 불가피 애플의 고금리 저축상품 출시로 금융권에는 긴장감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실리콘밸리뱅크(SVB)와 시그니처은행의 붕괴 이후 대형은행 등으로 고객 자산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추세 속에 애플과 골드만삭스가 함께 선보인 고금리 저축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이날 미국의 대형 증권사인 찰스 슈왑을 비롯해 지역은행인 스테이트 스트리트와 M&T 등에서 올해 1분기에 총 600억달러(약 79조원)에 가까운 예금이 이탈했다고 보도했다. 예금주들은 중소은행에서 돈을 빼 JP모건, 씨티그룹 등 대형사로 갈아탄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기준 JP모건의 고객 예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보다 370억달러(약 49조원) 증가한 2조3800억달러(약 3139조원)로 집계됐다. FT는 “지난달 SVB 등의 은행 붕괴 이후 (중소은행으로부터) 예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은행 계좌에서 현금이 빠져 나갔다”며 “(애플의 고금리 저축계좌 출시는) 전통적인 은행에 대한 새로운 위협의 신호”라고 평가했다.찰스슈왑의 경우 예금 자산을 줄었지만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CD), 채권 등 비예금 자산으로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금융 소비자들은 안전성을 추구하면서도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투자처를 찾아 돈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MMF의 규모는 3580억달러(약472조원)로 지난해 1분기(1330억달러)보다 150%, 전분기대비 30% 가량 늘었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전통적인 은행 계좌에서는 현금이 계속 빠져나갈 것”이라며 “상장지수펀드(ETF)나 MMF에 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