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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의 귀재' 버핏, TSMC 대거 팔고 애플 더 담았다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지난해 3분기 대거 사들였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주식을 한분기 만에 대부분 팔아치웠다. 웨렌 버핏. (사진= AFP)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버핏이 이끄는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버크셔)는 이날 주식소유현황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TSMC 보유 지분의 86.2%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버크셔는 지난해 11월 주식보유현황보고서(13F 양식)를 통해 작년 3분기에 TSMC 주식을 41억달러(약 5조2600억원) 어치 매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버크셔는 TSMC 주식예탁증권(ADS) 6010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829만주로 급감했다. 작년 버크셔의 투자 사실이 알려진 이후 급등세를 보였던 TSMC의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약 5% 하락했다. TSMC는 지난달 반도체 수요 둔화로 올해 1분기 매출이 5%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TSMC의 주가는 올해 들어 32%가량 올랐다. 버핏은 TSMC 투자로 그리 큰 수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캐시 시퍼트 CFRA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버크셔는 TSMC로 약간의 이익을 거뒀다”면서, TSMC 주식을 대략 68.5달러(약 8만 7885원)에 사서 74.5달러(약 9만 5583원)에 팔았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가치 투자의 대가로도 정평이 난 버핏이 대규모로 사들인 주식을 3개월 만에 판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토니 황 타이신증권 부사장은 “버크셔가 한 분기 만에 보유주식을 이렇게 많이 줄인 것은 놀랍다”며 “장기 투자를 하면서 꾸준히 보유 지분을 늘리던 기존 방식과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버크셔는 지난해 4분기에 TSMC 외에도 은행주인 US뱅코프와 B0NY멜론의 보유 지분을 각각 91.4%, 60% 매각했다. 버크셔는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제프리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또 지난해 급등했던 미 석유기업 쉐브런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수를 추진 중인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보유 지분도 일부 팔았다.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최근에는 영국 경쟁당국도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버핏의 ‘애플 사랑’은 여전했다. 버크셔는 작년 4분기 애플 주식 2080만주, 32억달러(약 4조1000억원)어치를 추가로 사들였다. 로이터는 “애플은 버크셔가 사들인 몇 안되는 종목 중 하나였다”며 “버핏은 애플의 소비재 회사로서의 성격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은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투자에 신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기준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 1위 종목으로 40%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 쉐브런, 코카콜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이 5위권에 들었다.한편, 1억달러(약 1284억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모든 기관투자자는 매 분기 말로부터 45일 이내에 13F 양식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도록 돼 있다.
- "디스인플레이션 시작…연준, 피봇 3가지에 달렸다"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피봇(통화 정책 전환) 여부는 상품·주거·핵심 서비스 물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 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사진= AFP)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시장에서는 올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연준은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밝혔다”며, 누가 옳은지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상품가격·주거 비용·핵심 서비스 요금을 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미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지난해 6월 9.1%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연준의 긴축이 진행중인데다 물가를 끌어올렸던 공급망 교란과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등이 완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은 진정될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달 초 “상품을 중심으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둔화)의 초기 단계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이 여전히 긴축적인 입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은 상승세가 둔화했을 뿐, CPI나 근원물가 모두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큰 폭으로 웃돌고 있어서다. 지난달 미국 근원물가는 전년동기대비 5.7% 올랐다. WSJ은 연준이 향후 행보를 예측하기 위해선 상품가격과 주거비용, 수퍼 코어(초근원) 인플레이션이라고 불리는 핵심서비스 물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들 물가가 안정되면서 기조적인 물가 상승세의 둔화를 확인해야만 연준이 피봇에 나설 것이란 이야기다.미국 인플레션을 견인했던 상품가격 상승세가 크게 둔화한 가운데 여름부터는 임대료 가격 하락도 반영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 AFP)먼저 상품 가격은 올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품 물가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을 견인했으나, 공급망 교란이 해소되면서 눈에 띄게 안정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CPI는 전년대비 6.5% 상승했지만, 상품 물가는 2.1% 오르는 데 그쳤다. 상품 가격은 CPI와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에서 각각 22% 23%를 차지한다. 앨런 데트마이스터 UBS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상품 디플레이션이 오는 12월까지 전체 인플레이션을 0.4%포인트가량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팬데믹 기간 물가 급등세를 견인한 또다른 요인인 주거 비용 하락이 얼마나 빨리 물가에 반영되는지도 관건이다. 임대료는 CPI에서 3분의 1가량을, PCE 가격지수에서는 15%를 차지한다. 저금리와 재택근무 확산 속에 크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임대료가 올해 봄까지는 전년대비 상승세를 이어가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이크 오우비나 파이퍼 샌들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거비 인플레이션이 올해 3월에 8.1%를 기록한 후 12월에는 5.3%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마지막 요소는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에서 주거비까지 제외한 핵심 서비스의 물가 상승세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초근원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 파월 의장은 핵심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4% 정도라며, “이것이 하락할 때까지 우리는 해야 할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다른 연준 당국자들도 서비스 물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인플레이션을 촉진하는 노동력 부족에 따른 임금 상승과도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핵심 서비스에 속하는 비관리직 근로자의 임금이 지난달에 4% 올라 2021년 10월의 9.7%에서 하락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노동부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4일 1월 CPI를 발표한다. WSJ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월 미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6.2%, 전월대비 0.4% 각각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12월에는 전년보다 6.5%, 전월에 비해 0.1% 하락했다.
- "中, 세계 경제 부양효과 기대에 못 미칠 것"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중국이 세계 경제를 구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아라”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세계 경제에 활력을 더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많은 경제학자들은 각국 정부와 기업이 바라는 만큼 강력한 경기 부양 효과는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중국이 코로나19 관련 엄격한 방역 조치를 전면 해제하면서 경제활동을 본격 재개하기 시작했지만 세계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예전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사진= AFP)◇ “中 5% 성장해도 세계 경제성장률 1%포인트 상승 효과” 국제통화기금(IMF)는 최근 중국 경제가 올해 5.2% 성장하며 미국의 1.4%,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0.7% 성장률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따라 중국이 올해 전 세계 성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면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이 2.1% 성장했던 2022년 중국 경제는 3% 성장에 그치며 세계 성장률에서 비중은 16%로 떨어졌다.코호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국이 반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IMF 분석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같은 기대와 달리 중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이전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에너지 수요·수입·해외 여행이 증가하면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5% 증가하면 전 세계 성장률은 1.5%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기존 예측에서 0.2%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오히려 중국의 리오프닝이 미국 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중국발(發) 수요 증가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미국 올해 성장률은 0.04%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전망했다.중국인들의 해외여행도 아직 마카오, 홍콩, 도쿄(일본), 서울(한국) 등 가까운 지역에 국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국 본토를 제외한 국외로 나간 항공편 숫자는 2019년의 15% 수준이었다. (사진= AFP)◇개인 주도 경기회복…정부 주도 대규모 부양책 쉽지 않아전문가들이 중국의 세계 경제 부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최근 중국 경제의 회복 양상이 이전과 다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위기 국면에서는 정부의 부양책과 막대한 투자가 이끄는 중국의 위기 극복 모델이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줬다. 중국은 2009년 5860억달러(약 745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 덕분에 9.4% 성장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극복 과정 찾아온 이번 경기 침체 위기 국면에서는 중국 정부에도 여력이 없다.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심각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고, 부동산 시장은 침체 돼 있으며, 필수 인프라(기간시설)들은 상당수 이미 건설돼 있다. 정부 주도의 대규모 부양 정책을 펼치기 어렵다는 뜻이다. 결국 소비자들이 중국의 이번 경기 회복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실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 해제 이후 기업조사와 교통 등 초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식당, 술집, 여행 등 중국 국내 서비스업이 크게 성장했다. 프레데릭 노이만 HSBC 아시아 수석이코노미스는 “중국은 강한 경기 회복을 보이겠지만, 이번 경제 반등의 성격을 고려하면 다른 나라들에 미치는 성장의 파급 효과는 훨씬 약할 것”이라고 말했다.WSJ은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 증가에 따른 고가 사치품 매출 증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부분의 다른 업종에서는 중국발 소비 증가에 신중한 입장이라고도 전했다. 중국의 고용 시장이 취약한데다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