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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내부거래 3년째 증가…총수일가 지분 높을수록 비중↑
-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대기업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이 3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10대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도 3년째 늘었는데, 총수일가와 총수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이 이어졌다.정보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관리과장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사진=뉴시스)◇10대 기업 내부거래 비중 14.5%26일 공정위가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지정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88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2709개 계열회사의 지난해 한 해 동안의 국내외계열사 간 상품·용역 등 내부거래 비중은 32.5%로 집계됐다. 내부거래 금액은 총 704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이중 국내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2.8%(277조9000억원), 국외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은 19.7%(426조5000억원)이다.국내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은 2020년부터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은 각각 1년 전(12.2%, 275조1000억원)보다 0.6%포인트, 2조8000억원 증가했다. 2년 연속 분석 대상 기업집단(81개)의 내부거래 비중의 경우 13.0%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늘었고, 금액도 276조4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 증가했다.내부거래 비중이 많이 증가한 집단은 △셀트리온(22.0%포인트) △대방건설(13.7%포인트) △이랜드(8.5%포인트) 순이며, 감소한 집단은 △SM(-4.6%포인트) △HDC(-3.1%포인트) △HD현대(-2.5%포인트) 순이다. 내부거래 금액이 많이 증가한 집단은 △현대차(8조2000억원) △쿠팡(3조2000억원) △한화(1조2000억원) 순이고, 감소한 집단은 △SK(-5조7000억원) △LG(-2조8000억원) △HD현대(-2조6000억원) 순이다.특히 총수 있는 상위 10대(삼성·SK·현대차·LG·롯데·한화·HD현대·GS·신세계·CJ)집단의 내부거래 비중도 14.5%로 전년(13.9%)보다 0.6%포인트 증가했다. 이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전체 집단 비중(12.8%)보단 1.7%포인트 높다.최근 5년간 내부거래 비중을 보면 △현대차(2.0%포인트) △삼성(1.4%포인트) △한화(1.3%포인트) 순으로 비중이 많이 증가했고, △LG(-5.3%포인트) △CJ(-3.2%포인트) △GS(-1.7%포인트) 순으로 감소했다. 현대차는 총수 있는 상위 10대 집단 중 유일하게 5년 연속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했고, LG는 5년 연속 비중이 감소했다.다만 이들의 경우 매출액(1416조3000억원→1343조2000억원)과 내부거래 금액(196조4000억원→194조8000억원)이 모두 감소했지만, 매출액 감소 폭이 내부거래 금액 감소 폭을 크게 웃돈 영향이 컸다. 2년 연속 지정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경우 매출액(2246조4000억원→2132조5000억원)은 줄었지만, 내부거래 금액(275조원→276조4000억원)은 늘었다. 총수 있는 상위 10대 집단의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이 모두 감소한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자료=공정거래위원회◇총수일가·2세 지분율 높을수록…내부거래↑전년에 이어 이번에도 총수일가와 총수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이 이어졌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1.0%, 30% 이상 14.6%, 50% 이상 17.1%, 100%는 26.0%이다. 총수2세의 경우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1.9%, 30% 이상 23.5%, 50% 이상 29.0%, 100%는 24.0%이다. 특히 100%를 제외한 대부분 구간에서 1년 전 대비 비중이 두드러지게 높아졌다.정보름 기업집단감시국 기업집단관리과장은 “총수일가, 총수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선 그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나 사익 편취 우려가 있는지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신규 지정 7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국내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4.8%, 내부거래 금액은 1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규 집단 중 하이브는 내부거래 비중(22.9%)과 금액(5000억원) 모두 수위권이었다.총수일가 사익 편취의 단골로 등장하는 ‘상표권’ 거래도 활발했다.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유상사용 집단·수취회사 수(70개 집단, 111개사)와 거래규모(2조400억원)가 모두 전년(59개 집단, 100개사, 1조7800억원)보다 증가했다.한편 공정위는 지난 2009년 7월부터 시장감시를 통한 소유지배구조 및 경영 관행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대기업집단현황 공시제도를 도입해 2011년부터 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 계기판만 믿었다간…테슬라 겨울철 주행거리 21% 뚝
-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겨울철 테슬라 전기차의 계기판에 표시되는 주행가능거리와 실제 주행가능거리가 2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은 장거리 운행 시 사전에 충전소 위치를 확인하는 등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소비자원은 26일 “소비자에게 안전한 운행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동·하절기 조건에서 전기차 3대 브랜드 차량 3종의 실제 주행가능거리를 시험평가했다”고 밝혔다.이번 시험대상 차종은 △기아(000270) EV6 롱레인지 4WD △현대차(005380) 아이오닉5 롱레인지 AWD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 AWD이다. EV6와 아이오닉5 차량은 19인치 휠이, 모델3은 18인치 휠이 장착됐다.소비자원이 실제 고속도로에서 평균 100~110km/h 수준 속도로 정속 주행한 시험평가 결과, 차량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가능거리와 실제 주행가능거리는 차이가 있었다. 특히 계절과 기온에 따른 변동폭이 컸다.구체적으로 상온 조건(18℃)에서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가능거리와 실제 주행가능거리를 비교했을 때 EV6와 아이오닉5는 차이가 없었고 모델3은 6% 짧았다. 저온 조건(-1℃)에선 EV6와 아이오닉5가 각각 6%, 10% 줄었고, 모델3은 무려 21%나 짧아졌다.자료=한국소비자원동·하절기 실제 주행가능거리만 비교했을 땐 3종 전기차 모두 주행거리가 동절기에 대폭 감소했다. 감소 비율은 EV6가 22%, 아이오닉5가 24%, 모델3이 13% 범위 수준이었다.환경부 인증 주행거리와 실제 주행거리를 비교했을 땐 상온 조건에서 각각 EV6 12%, 아이오닉 20%, 모델3 2% 범위 수준으로 더 길었다. 저온 조건에선 EV6 15%, 아이오닉5 15%, 모델3 11% 범위 수준으로 짧았다.소비자원은 3사에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소비자원은 장거리 운행 시 충전소 위치를 미리 확인하고 사전에 여유 있게 충전을 해놓는 등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의 안전한 소비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실제 사용환경을 고려한 다양한 제품의 객관적인 품질·성능 비교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發 리스크↑…내년 성장률 1.9%"[금통위폴]②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경제전문가들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을 이끌었던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성장률이 잠재 수준(2%)에 못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이지호 한국은행 조사국장이 지난 8월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25일 이데일리가 오는 28일 한국은행 수정경제전망을 앞두고 국내증권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1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2%(중간값)로 집계됐다. 석 달 전 조사 전망치(2.4%)보다 0.2%포인트 하향된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내년도 성장률을 1.9%로 잡으며,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그간 성장을 이끌었던 수출이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이 더뎌 이를 상쇄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으로 글로벌 통상 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성장 하방 압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주요 무역 적자국에 대해 고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고한 바 있다. 한국은 미국의 무역 적자국 중 하나이며, 최대 무역 적자국인 중국을 통한 2차 피해도 전망된다.수출 둔화세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3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비 0.1%로 시장과 한은 예상치(0.5%)를 크게 밑돌았다. 수출 부진 영향이 컸다.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수출-수입)이 -0.8%포인트로 전체 지표를 주저앉혔다. 수출은 주력 수출 품목인 정부기술(IT)이 둔화하고 자동차, 화학제품 등 비(非)IT 품목도 부진해 0.4% 감소했다. 7개 분기 만의 첫 감소세다. 반면 수입은 1.5% 증가했다.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순수출 성장기여도가 올 하반기부터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내수가 완만한 회복 경로를 보이겠으나 이를 온전히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은 수출과 제조업 경기 위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높은 체감 물가와 신용 부담에 내수 회복 지연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업 경기 위축이 지속됨에 따라 주력 품목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원화 약세에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서 무역수지 개선이 제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최근 국내외 기관들은 내년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0일 우리나라 내년 성장률을 종전 2.2%에서 2.0%로 낮춰 잡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기존 2.1%에서 2.0%로 조정했다. 국내 증권사와 해외 투자은행(IB)에서도 1%대 후반에서 2% 사이로 전망치를 하향하고 있다.한은도 성장률 하향조정을 시사했다. 한은은 지난 8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4%, 2.1%로 제시한 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한 국제 컨퍼런스에서 “다음 달에는 성장률을 다시 살펴봐야 할 것인데, 위험은 하방에 있다”고 평가했다.자료=각 사전문가들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4%로 집계되며 석 달 전 전망(2.5%)보다 하향조정됐다. 내년은 2.0%로 제시됐다. 국제유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내수 회복이 더지게 진행되면서 수요 측 물가 압력도 낮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지난 8월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2.5%, 2.1%로 밝혔다.다만 일각에선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물가상승률이 올해보다 높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3대 정책인 관세, 감세, 이민자 추방이 가리키는 방향은 모두 미국 내 인플레이셔 상승”이라며 “그렇게 되면 그 영향이 우리나라에도 미칠 수 있고, 당연히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 "연속 인하 없다…11월 기준금리 동결"[금통위폴]①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달에 이은 연속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시장 전문가 과반이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면서, 비둘기파(완화 선호)적인 동결이될 것으로 내다봤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금리 인하, 한 박자 쉬어가기25일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문가 12명 전원이 오는 28일 금통위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 4명은 금통위원 만장일치를, 나머지 8명은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전문가들은 성장 부진을 타파하기 위해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강화해야 겠지만, 금융안정 측면의 경계감 탓에 연속적인 금리 인하는 어렵다고 봤다. 지난달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며 한 박자 쉬어간다는 것이다.한은이 금리 인하를 망설였던 원인인 금융불균형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은 이어지고 있다. 증가세가 둔화했던 가계대출이 다시 확대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6000억원 증가했다. 전월(5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다. 은행권 대출은 3조9000억원 늘어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2금융권 대출이 2조7000억원 급증해 2021년 11월(3조원)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한 것이다.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다음달 금리 동결 가능성과 1400원대 수준 원·달러 환율도 금리 인하의 걸림돌로 꼽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서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의 12월 연준의 정책금리 25bp(1bp=0.01%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52.7%를 기록, 60%대에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2일 정규장에서 1401.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4일(1405.1원) 이후 6거래일 만에 1400원대로 장을 마친 것이다.다만 금리 인하 필요성은 높아졌다는 평가다.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로 국내 경제성장 정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인 수출이 정점을 찍고 둔화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선과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레드 스윕’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수출 둔화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따른다. 3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돈 원인으로 수출 부진이 지목된 바 있다.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3분기 성장률이 전기비 0.1%로 부진하고, 양호했던 순수출 기여도가 큰폭으로 위축되는 등 경제 둔화 압력이 확대됐지만, 지난달 금리 인하 이후 금융안정 측면의 정책 효과를 점검하고 미 대선 결과에 따른 환율 변동성 우려를 감안할 때 금리동결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지희 미래에셋 연구원은 “성장 둔화 우려가 커졌지만,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경로와 관련된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선제적 안내)를 확인한 후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자료=각 사◇비둘기 색체 가미전문가들은 성장 우려가 확대된 만큼, 이번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3개월 내 금리 수준을 예고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금통위원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회의 당시에는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1명이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강화가 예상되고, 연준의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국내 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3개월 관점 금리 인하 검토 의견이 4~5명으로 확대되는 등 다음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가 시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윤여삼 연구위원은 “관세 및 교역위축 우려 같은 대외 불확실성 요인으로 금통위원들의 향후 금리 인하 신호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반도체 기업 주가부진에 반영된 국내 경기 모멘텀 둔화와 건설투자 중심으로 내수경기가 위축되고 있어 한은의 금리 인하 압력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내년 금리 인하 속도도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 12명이 예측한 내년말 기준금리 중간값은 2.50%로, 한 달 전(2.75%)보다 하향 조정됐다. 이달 동결을 가정하면, 한은이 내년 25bp씩 3차례 금리를 인하한다는 관측이다.
- “글로벌 문제 해결, 신뢰서 시작 …AI 역할 주목” 보아오 서울회의
- [이데일리 김윤지 하상렬 기자] ‘아시아판(板)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의 동북아 지역회의가 ‘공동 미래를 향해’란 주제로 지난 22일 서울에서 6년 만에 개최됐다. 신뢰와 연대, 대화 및 국제적 합의의 필요성과 시급성 등 명확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미래에서 인공지능(AI)의 역할이 강조됐다. 반기문 보아오포럼 이사장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전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보아오 아시아포럼 서울회의 2024’에서 미중 무역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각종 문제들이 불신의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사회 번영을 위해 평화로운 공존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우리가 우선시해야 할 일은 글로벌 제도와 합의들을 보호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이나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약속인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과 같은 다자주의 기관과 협약 등을 언급하며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자 입장이 있지만 각자 상대성을 이해하고 처리하는 것이 각국의 리더십”이라면서 “서로 이해하기 위해선 서로에 대한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동 미래를 위한 ‘형평성’도 강조됐다. 인류의 번영이라는 공동의 미래는 전 세계 모두가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샤히드 카칸 압바시 전 파키스탄 총리는 한 세계의 번영이 다른 세계에선 실존적인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형평성은 더 조화로운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했다.돈 쁘라믓위나이 전 태국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불신으로 인해 국수주의, 포퓰리즘, 지정학적 갈등 등이 부각되고 있으며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인류의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동맹뿐만 아니라 적과도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면서 “립서비스를 제공하던 외교의 시대는 끝났고 이제 행동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이번 회의는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에 성공한 가운데 열렸다는 데 의미를 더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외국산 수입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제조업을 다시 부흥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 이상 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내세워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다자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이번 회의의 주요 메시지였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겸 보아오 아시아포럼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미국이든 중국이든 이 세상 그 어떤 단일 국가도, 제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지고 있더라도 혼자 나아갈 수 없다”면서 “고립과 대립의 과거로 돌아갈 것이 아니라 일방주의, 탈세계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는 인류의 미래에서 AI 역할에 주목했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만약 AI 기술을 무시한다면,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 것”이라면서 “적극적으로 AI의 약점을 파악하고 인간의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인간이 AI를 앞서지만 언젠가 인간이 AI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충고였다. 구티에레스 전 장관은 창의적·비판적 사고를 강조했다. 그는 “과거엔 특정 주제에 대해 단순히 지식을 많이 아는 이가 똑똑한 사람으로 분류됐지만, 이제는 AI를 통해 데이터를 혁신적인 방식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해졌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디지털 문해력은 오늘날 최고경영자(CEO)들의 필수 덕목”이라고 짚었다. 딥페이크, 허위 정보, 저작권 등 AI와 관련된 과제들도 있었다. 구티에레스 전 장관은 “AI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고 우리 경제가 망가질 수 있다”면서도 “AI의 이점을 감안하면 이런 문제들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이에 AI를 관리하는 국제기구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장 원장은 “AI가 핵무기 같은 무기에 적용된다면,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면서 “어느 정도의 규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런푸지 일본공정원 원사는 “AI가 부국이나 부자들만 혜택을 받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모든 인류가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책임지는 AI를 위해 규칙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 “국제사회 신뢰 필수·AI 역할 주목”…보아오 서울회의 성료(종합)
- [이데일리 김윤지 하상렬 기자] ‘아시아판(板)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의 동북아 지역회의가 22일 ‘공동 미래를 향해’란 주제로 서울에서 6년 만에 개최됐다. 신뢰와 연대, 대화 및 국제적 합의의 필요성과 시급성 등 명확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다가오는 미래에서 인공지능(AI), 여성과 청년의 역할이 강조됐다.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전 미국 상무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보아오 아시아포럼 서울회의 2024’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하상렬 기자)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전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보아오 아시아포럼 서울회의 2024’의 ‘공동 미래를 향해’ 세션에서 국제사회가 직면한 각종 문제들이 불신의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중국의 굴기가 미국의 해를 입힐 것이란 믿음에서 심각한 이해 충돌이 발생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신뢰 구축은 어려울 수밖에 없고 불신이 불신을 낳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불신, 갈등의 씨앗…이해 선행돼야”그는 “국제 사회 번영을 위해 평화로운 공존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우리가 우선시 해야 할 일은 글로벌 제도와 합의들을 보호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리기후협약부터 세계무역기구(WTO) 까지 다자주의 제도와 기관들을 언급하며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자 입장이 있지만 각자 상대성을 이해하고 처리하는 것이 각국의 리더십”이라면서 동시에 “서로 이해하기 위해선 서로에 대한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자리에선 공동 미래를 위한 ‘형평성’도 강조됐다. 인류의 번영이라는 공동의 미래는 전 세계 모두가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샤히드 카칸 압바시 전 파키스탄 총리는 한 세계의 번영이 다른 세계에선 실존적인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형평성은 더 조화로운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했다.돈 쁘라믓위나이 전 태국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신뢰의 부재에 대한 공감을 표하면서 그로인해 국수주의, 포퓰리즘, 지정학적 갈등 등이 부각되고 있으며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인류의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신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친구 뿐만 아니라 적과도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면서 “립서비스를 제공하던 외교의 시대는 끝났고 이제 행동해야 할때”라고 말했다.◇ “AI 시대, 비판적·창의적 사고 필수”이번 회의는 인류의 미래에 있어 AI 역할에 주목했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AI와 인류의 미래’ 세션에서 “만약 AI 기술을 무시한다면,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 것”이라면서 “적극적으로 AI의 약점을 파악하고 인간의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인간이 AI를 앞서지만 언젠가 인간이 AI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충고였다. 구티에레스 전 장관은 창의적·비판적 사고를 강조했다. 그는 “과거엔 특정 주제에 대해 단순히 지식을 많이 아는 이가 똑똑한 사람으로 분류됐지만, 이제는 AI를 통해 데이터를 혁신적인 방식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해졌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디지털 문해력은 오늘날 최고경영자(CEO)들의 필수 덕목”이라고 짚었다. 딥페이크, 허위 정보, 저작권 등 AI와 관련된 과제들도 있었다. 구티에레스 전 장관은 “AI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고 우리 경제가 망가질 수 있다”면서도 “AI의 이점을 감안하면 이런 문제들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이에 AI를 관리하는 국제기구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장 원장은 “AI가 핵무기 같은 무기에 적용된다면,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면서 “어느 정도의 규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런푸지 일본공정원 원사는 “AI가 부국이나 부자들만 혜택을 받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모든 인류가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책임지는 AI를 위해 규칙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여성·청년, 균등한 기회 주어져야”여성과 청년의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번 회의에서 이뤄졌다.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전 필리핀 대통령은 “제도적 기반에서부터 성 평등이 시작할 수 있다”면서 “정책 입안가들은 법안을 기반으로 성 평등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엠마뉴엘 페레스 프랑스 미래혁신재단 사무총장은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그 과정에서 지정학적 과제도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성을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인류의 절반인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포용적 리더십 독려, 정치 영역 등에서의 여성 할당제 마련 등을 제시했다.폰피몰 칸차날락 RS자산운용 이사회 고문은 청년 문제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청년들은 더 이상 미래에 대해 낙관하지 않고 있다“면서 ”도시화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희망을 잃어가면서 청년들의 중독 문제 등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그는 ”전 세계적인 평화와 발전을 위해 청년은 우리의 미래“라면서 ”청년 문제에 포용적 차원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와 반기문 보아오포럼 이사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서울회의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반기문 “세계화, 후퇴하는 일 없어야” 보아오 아시아포럼 이사장이기도 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세계화는 후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감으로써 모든 세계 국가와 국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중국이든, 미국이든, 이 세상 그 어떤 단일 국가도 강한 힘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역할을 혼자 할 수 없다. 우리는 손을 잡고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립과 대립의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일방주의, 탈세계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를 위해 더 많은 것을 달성해주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공통의 지속가능한 미래가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25년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언급하면서 한국이 신흥경제국들과 꾸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AI 전문가들의 경고…"AI 파악하고, 창의적 사고 길러야"
- [이데일리 하상렬 김윤지 기자] “만약 인공지능(AI) 기술을 무시한다면,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 것이다. 적극적으로 AI의 약점을 파악하고 인간의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해 나가야 할 것이다.”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보아오 아시아포럼 서울회의 2024’의 ‘AI와 인류의 미래’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하상렬 기자)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보아오 아시아포럼 서울회의 2024’의 ‘AI와 인류의 미래’ 세션에서 “아직까진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 없는 분야들이 많지만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간이 AI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충고다.AI 과학자로서 AI의 다음 단계는 ‘오감의 실현’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AI가 발달했다 하더라도 아직은 신체가 없다”며 “촉감, 후각, 미각을 구현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인간의 오감을 휴머노이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전 미국 상무장관은 창의적·비판적 사고를 강조했다. 그는 “AI가 인간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면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과거엔 특정 주제에 대해 단순히 지식을 많이 가진 사람이 똑똑한 사람으로 분류됐지만, AI를 통해 데이터를 혁신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디지털 문해력은 최고경영자(CEO)들이 필요로 하는 덕목”이라고 덧붙였다.물론 AI의 비판적인 측면조 조명됐다. 딥페이크, 허위 정보, 저작권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구티에레스 전 장관은 “AI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고 우리 경제가 망가질 수 있다”면서도 “AI의 이점을 감안하면 이런 문제들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이같은 맥락에서 AI를 관리하는 국제기구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구티에레스 전 장관은 “국제기구에서 AI와 관련한 지침을 만들 수 있겠지만, 더 많은 권한을 가진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원칙과 자제”라고 주장했다.반면 장 교수는 “AI 이용과 관련해 규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AI가 핵무기 같은 무기에 적용된다면,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 어느 정도의 규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런푸지 일본공정원 원사는 “AI가 부국이나 부자들만 혜택을 받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모든 인류가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책임지는 AI를 위해 규칙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저우샤오촨 보아오 아시아포럼 부이사장은 “AI 연구와 기술 측면에서 격차를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노동시장, 기술, 소득분배 등을 앞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한편 션림 호푸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공동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엔비디아 등 급속도로 성장한 기업들은 모두 AI를 사용한다”며 “AI는 앞으로 더욱더 번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를 개발하고 사용하고 있는 기업 투자를 유망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이번 회의는 지난 9월 열린 유엔 미래정상회의 후속 조치로 ‘공동 미래를 향해’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신뢰와 연대, 대화 및 국제적 합의의 필요성과 시급성 등 명확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다가오는 미래에 여성과 청소년, 인공지능(AI)의 역할을 강조했다.
- “美·中 갈등 등 글로벌 과제 불신서 시작…신뢰 구축으로 해결”
- [이데일리 김윤지 하상렬 기자] “중국의 굴기가 미국의 해를 입힐 것이란 믿음에서 심각한 이해 충돌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뢰 구축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예컨대 미국은 중국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꿍꿍이가 있다고 믿는다. 이런 불신은 또 달느 불신을 낳고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다.”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전 미국 상무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보아오 아시아포럼 서울회의 2024’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하상렬 기자)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전 미국 상무장관은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보아오 아시아포럼 서울회의 2024’의 ‘공동 미래를 향해’ 세션에서 이처럼 말했다. 그는 “평화로운 공존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우리가 우선시 해야 할 일은 글로벌 제도와 합의들을 보호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리기후협약을 예로 들면서 “한 국가가 이를 탈퇴해버린다면 이 협약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것이고 다른 국가들도 손쉽게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등도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신뢰를 위해 우리는 이런 다자주의 제도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불신에서 비롯됐다고 짚었다. 그는 “나토에 가입한 국가는 러시아의 적이란 믿음을 가진 러시아의 입장”이라면서도 “각자 입장이 있지만 각자 상대성을 이해하고 처리하는 것이 각국의 리더십”이라고 설명했다. 구티에레스 전 장관은 신뢰를 위해선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전 세계 문화는 각각 다르고, 모든 사람이 다른 관점으로 역사를 해석하고 있다”며 “서로 이해하기 위해선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이 자리에선 공동 미래를 위한 ‘형평성’도 강조됐다. 인류의 번영이라는 공동의 미래는 전 세계 모두가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샤히드 카칸 압바시 전 파키스탄 총리는 “형평성은 더 조화된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글로벌 형평성을 드높이고 미래 번영을 위해서 우리가 도전과제를 공통으로 갖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함께 진전할 수 있는 미래를 향해 노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샤히드 전 파키스탄 총리는 한 세계의 번영이 다른 세계에선 실존적인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생존의 위기를 겪는 국가들이 있고, AI의 발전으로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그는 “전 세계 인구의 6분의 1은 전기 없이 살아가고 있다”며 “혁신을 가속화해 우리 세상의 형평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돈 쁘라믓위나이 전 태국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신뢰의 부재에 대한 공감을 표하면서 그로인해 국수주의, 포퓰리즘, 지정학적 갈등 등이 부각되고 있으며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인류의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오늘날 문제들은 전혀 새로운 문제가 아니며, 우리가 자초했기 때문에 해결책도 우리가 찾을 수 있다”면서 “패러다임의 이동과 새로운 마인드셋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쁘라믓위나이 전 총리는 “미래를 알고 싶으면 과거를 공부하라”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지난 과거를 통해 협업과 협력만이 해결책이란 답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친구 뿐만 아니라 적과도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면서 “립서비스를 제공하던 외교는 끝났다고 행동만이 남았다”고 말했다. 다닐로 튀르크 전 슬로베니아 대통령은 신뢰를 통해 구축된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유럽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국가들이 유럽연합(EU)을 통해 다자주의 방식을 오래전부터 이어왔으며, 이를 위해선 신뢰가 필수였음을 강조했다. 양완밍 중국 인민 대외우호협회 회장은 신뢰 구축과 공감대 형성 등을 언급했으며, 먀오루 중국 싱크탱크 중국국제화센터(CCG) 사무총장은 다자주의가 글로벌 거버넌스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공동 미래를 향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신뢰와 연대, 대화 및 국제적 합의의 필요성과 시급성 등 명확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다가오는 미래에 여성과 청소년, 인공지능(AI)의 역할을 강조할 예정이다.
- 스티글리츠 "트럼프 행보, 합리적 추론 어려워…IRA 폐지 가능"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충분히 폐지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친환경 에너지 생산과 기후변화 대응 등 내용이 포함된 IRA는 미국의 유일무이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기에 글로벌 기후대응 측면에서 IRA 폐지는 큰 퇴보라는 우려가 따랐다.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학교 교수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KB금융그룹 국제컨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석해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장영은 기자)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셉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KB금융그룹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진단했다.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내 직접투자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는 IRA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IRA 폐지를 시사해 이미 상당한 투자를 진행한 국가 및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스티글리츠 교수는 “사실 IRA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법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공화당 주’에서 실제로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상당히 효과가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정치적으로는 노동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법을 폐지하는 것은 어리석지만, 트럼프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앙심을 갖고 있기에 선거 유세 중 공약한 것처럼 IRA 폐지를 실행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스티글리츠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가 합리적으로 추론하기 어렵다고 첨언했다. 그는 “합리적인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일자리를 우선해야겠지만, 비합리적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지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없다”며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이 비합리적인 선택을 한 사례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특히 스티글리츠 교수는 IRA 폐지는 기후 대응에 있어 큰 ‘퇴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간 미국은 화석연료업계의 로비 때문에 별다른 기후 대응을 하지 않았다”며 “IRA는 유일한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인데, IRA가 폐지된다면 아주 큰 뒷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스티글리츠 교수는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고관세 공약이 인플레이션을 촉발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은 전 세계와 마찬가지로 중국에 의류, 가전, 컴퓨터, 휴대전화 등 많은 제조업 생산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고관세가 부과될 경우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대규모 관세는 수입품에 대한 세금과 다를 바 없으므로 이는 고비용,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다른 나라의 보복 관세도 우려됐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다른 나라들도 미국 상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 전략을 취할 것인데, 이런 일이 발생하면 우리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상품에 대한 수요는 위축될 것이고 동시에 가격은 올라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물가상승의 동시 발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스티글리츠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들이 향후 10년간 7조달러 상당의 부채를 발생시킬 것이라며, 이는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경제 둔화를 심화시킬 것이고, 인플레이션의 악순화이 시작될 것이란 예측이다.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학교 교수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KB금융그룹 국제컨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석해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장영은 기자)스티글리츠 교수는 고관세 정책이 70년 동안 지속된 다자주의 국제 무역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전이 아닌, 관세무역일반협정(GATT) 체제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짚었다. 최혜국 대우가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스티글리츠 교수는 고관세 정책은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억만장자들과 기업을 위한 감세를 공약하고, 이를 관세 수입으로 메우려 하고 있다”면서도 “관세로 모든 재원을 도달하는 것은 어렵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