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일산·평촌 선도지구 단지 '호가 뛴다'…10억 이상 끌어올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매물 거두고 호가 띄우고'
시범단지 우성 35억 매물 나와…종전 호가보다 11억↑
평촌·일산도 호가 3억~4억 높게 불러…일산도 10억 호가 나와
"매도 급할 것 없다"…집주인들, 호가 높여라
  • 등록 2024-11-29 오전 5:00:00

    수정 2024-11-29 오전 5: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선정된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분당 서현동 시범단지 우성 70평대 대형 평수에서 35억원의 매도호가가 등장했다. 이는 종전 제시됐던 호가는 물론, 신고가보다 10억원 넘게 높은 것이다. 평촌, 일산 등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매물은 거둬지는 반면 호가는 급등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가 27일 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등 5개 신도시에서 정비 사업(재건축)을 가장 먼저 추진할 13개 선도지구(3만 6000호)를 발표한 이후 선도지구로 선정된 아파트 단지에선 매물은 거둬지고 호가는 뛰는 모습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연합뉴스)
28일 국토부 아파트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선도지구로 선정된 분당·평촌·일산 9개 구역의 매물은 26일까지만 해도 701호였으나 이날 677호로 24호, 3.5% 감소했다. 선도지구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매도인들은 급할 것이 없고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모습”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초 집을 내놨던 일산 백송마을의 한 주민은 “이사가려고 했는데 선도지구 도전한다고 해서 보류했다”며 “상반기 몇몇이 집을 보러왔다가 그 뒤로 뚝 끊겼는데 선도지구가 되니까 오늘 바로 집 보러 온다고 했다. 다만 어떻게 될지 몰라 안 판다고 했다”고 말했다.

매도가 급하지 않은 집주인들은 매도 호가를 올리며 느긋한 모습이다. 시범단지 우성 전용면적 193㎡(72평)에선 35억원(11/20층)의 매도 호가가 제시됐다. 이는 선도지구 선정 전인 22일 제시됐던 호가 24억원은 물론, 8월말 거래됐던 21억 7500만원 신고가를 무려 11억~12억원 넘게 초과하는 액수다. 관련 매물을 내놓은 공인중개사는 “매도인이 선도지구가 선정된 후 호가를 올려달라고 했다”며 “서울도 재건축하면 이 정도는 가기 때문에 기대감이 있다”고 밝혔다.

대형 평수에서 35억원 매도호가가 나오자 선도지구가 아님에도 시범단지 한양 220㎡(78평)에서도 30억원(6/15층)의 호가가 제시됐다. 이 역시 2022년 5월 찍었던 신고가 24억 9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선도지구가 된 양지마을 청구 2단지에서도 국민평형 85㎡(31평) 기준 전세 포함, 18억 5000만원(6/15층) 호가가 제시됐다. 7월 17억 2000만원 신고가 거래보다 1억원이 더 높아졌다.

이는 사업성이 비교적 좋다는 분당만의 현상은 아니다. 일산, 평촌에서도 호가 띄우기가 나타나고 있다. 일산 백송마을 삼부 84㎡(32평)는 9억 6000만원의 매도 호가가 제시됐다. 9월 5억원 가까이에 거래됐던 것보다 무려 4억 6000만원 오른 것이다. 해당 물건을 중개하는 공인중개사는 “해당 매물은 선도지구 전에 거둬졌다가 발표 후 호가를 올려 다시 내놨다”며 “일산도 10억원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있다”고 밝혔다. 평촌 꿈마을 우성 158㎡(55평)는 9월 14억 7000만원 신고가를 찍었는데 선도지구 선정 이후 18억원까지 호가가 높아졌다.

선도지구 발표 전까지 거래가 뜸했지만 거래가 일부 재개될 움직임도 나타난다. 서현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사는 “서울쪽에서 서너 군데 선도지구 단지에 대해 매수 문의가 들어와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고 있다”며 “선도지구가 안 된 곳에선 팔아야 할 사람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일산 백송마을 부근 공인중개사는 “어제(27일) 선도지구가 발표된 이후 계속해서 전화가 오고 있다”며 “이제 거래가 재개되고 오늘(28일) 기준금리도 내리면서 계약금 한 건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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