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에서 손꼽히는 재정분야 권위자로 ‘세대간 충돌’과 ‘다가올 세대의 거대한 폭풍’ 등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코틀리코프 교수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의 재정여건은 미국에 비해 훨씬 양호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속도 차이만 있을 뿐 빠른 인구 노령화와 저출산, 소득 불균형 등은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이 때문에 미국 등 선진국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 복지체계와 세금제도를 근본적으로 손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시작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았더라도 늦은 것은 아니며 지금 당장 시작하면 된다”며 “다만 현 시점에서 또다시 내일로 늦춰선 안된다”고 촉구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국민적인 공감대를 우선 형성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달부터 시작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규모 축소)과 관련해 “테이퍼링이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상승하면 미국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고 이로 인해 상대적인 고수익을 노리고 한국 등 이머징 마켓으로 향했던 미국 투자자금들이 회수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도 “테이퍼링 속도가 빠를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이런 충격은 단기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자금들 가운데 상당 수는 그 시장 내에 지속적으로 머물러 있는 경향이 있어 테이퍼링으로 인해 이머징마켓 내에서도 안전한 시장과 그렇지 않은 시장간에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한국은 상대적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