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산업 전반에서 우리나라를 무섭게 뒤쫓고 있는 중국은 더 이상 ‘추격’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전산업을 빠르게 성장시켰고 일본 업체들도 부활의 몸짓을 보였다. 가전의 절대강자 유럽 업체들 역시 저마다의 기술력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걸음 더 다가온 올레드 시대
한상범 LG디스플레이(034220) 사장은 이번 전시회에서 ‘디스플레이가 바꿀 우리 삶(How displays will change our lives)’을 주제로 개막 기조연설에 나섰다. B2B(기업간 거래)업체의 최고경영자(CEO)가 가전 전시회의 개막 기조연설을 맡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던 만큼 그의 발언에 전세계 언론과 가전업계 관계자 1000여명이 귀를 기울였다.
한 사장은 “자연을 그대로 담아내는 화질과 어떠한 형태로든 변화가 가능한 디스플레이가 미래 디스플레이”라며 “그것을 만족시키는 최고의 디스플레이가 바로 올레드”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가 이 자리에서 공개한 미래 제품인 ‘111인치 S자 형태의 타일링 디스플레이’와 ‘두께가 5.3mm에 불과한 55인치 양면 디스플레이’, ‘두께 1mm 이하의 월페이퍼 올레드’를 직접 본 관람객들은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IFA 개막 기조연설의 주인공 올레드는 실제 전시장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LG전자는 전시장 입구에 올레드 TV 64대를 돔 형태로 배치해 ‘밤하늘의 별’을 콘셉트로 한 영상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LG전자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올레드 TV를 시판중인 중국업체들은 이전보다 개선된 화질의 올레드TV를 들고 나왔다. 중국 스카이워스, 창홍, 하이센스가 4K 올레드TV를 전면에 내세웠고 터키 가전 1위 업체 베스텔(Vestel)도 완성도 높은 올레드TV를 전시했다.
이미 풀HD급 올레드TV를 판매하고 있는 중국 스카이워스 등은 오는 4분기에 4K UHD급의 올레드TV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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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15에서 올레드와 함께 또 하나의 화두로 꼽혔던 IoT는 진화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단순간 기기간 연결에 그쳤던 이전 전시를 넘어 가전 전체를 아우르고 삶에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실질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이 제시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시장 한복판에 IoT 존을 배치하고 소비자의 경험을 중심으로 한 24개의 IoT 시나리오를 전시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전시장 한 켠에 구색 맞추기 식으로 IoT 시스템을 전시해놓은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삼성전자가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한 IoT 기기 ‘슬립센스(SLEEPsense)’는 개막 전부터 대형 옥외광고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새 스마트워치 ‘기어S2’와 함께 삼성전자의 미래 IoT 시대를 이끌 주요 제품으로 부상했다.
삼성은 현재 건설·유통·헬스케어 업계뿐만 아니라 학계와도 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가정의 IoT 기기와 서비스를 지역사회와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 존 플랫폼’도 개발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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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IFA에 참가한 1645개 업체 가운데 중국업체가 350개(21.3%)를 차지했다. 5곳 중 1곳이 중국업체라는 뜻이다. 중국업체들이 1980년대 중반부터 IFA에 발을 들이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업체수로는 전년 대비 약 30% 늘어났다.
단순히 참가업체의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제품의 성능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우리 가전업계를 위협하는 부분이다.
새로운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를 선보인 화웨이 전시장에는 관람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고 스카이워스, 창홍, 하이센스 등은 ‘올레드 강자’ LG전자에 필적하는 수준의 4K UHD 올레드 TV를 내놨다. 특히 창홍 등 일부 업체는 나무 재질 마감 등 자신만의 디자인을 선보이며 ‘베끼기’에 급급했던 과거 모습을 탈피하고자 노력했다.
밀레·지멘스 등 세계 가전업계 대표업체들은 생활 속 실용적으로 활용가능한 주방가전을 중심으로 편의성과 내구성을 개선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TV나 스마트기기에 집중한 아시아 업체들과는 구분되는 행보다.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가전업체들은 게임기나 카메라, 오디오, TV, 생활가전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과거에 차별화했던 카메라 이미지센서나 음향, 세탁기 등의 기술력을 다시 살려 최근 트렌드에 맞는 신제품들을 내놓으며 부활을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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