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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과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 인상 여부를 두고 지나해 12월 부터 4달째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005490) 등 주요 철강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인상 및 가격 정상화를 이유로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을 톤(t)당 5만원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이미 5반기 연속 가격 인상이 진행된 데다, 여전히 업황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란 이유로 인상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건설업계와 철근 가격 결정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기도 하다. 당초 철근 가격은 분기별로 철근가격협의체에서 기준가격을 설정하고, 이 기준가격에 각 제강사와 건설업체 간 상황에 따른 할인폭을 적용해 최종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다. 기준가격은 각 제강사의 실무자들과 건설사 협의체인 대한건설자재직협회(건자회) 간 협상을 통해 설정된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이를 두고 담합이라고 판단, 6개 철강업체들에게 1200억원에 육박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같은 갈등 구조 속 조선과 건설업체들이 각각 후판과 철근 수입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철강업계를 압박하고 나섰다. 당장 건설업체 구매 담당자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수입철근 유통업체인 서주엔터프라이즈를 통해 2월 중국산 철근을 2만t 수입했으며, 3월 중 3만t 추가 수입을 추진 중이다.
통상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수입 철강재는 일본 또는 중국산이 주를 이루며, 이중 중국산은 저가 공세로 공급과잉은 물론 저품질 논란도 빚어왔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 우려감이 흐른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산 철근 가격이 국내보다 저렴하다는 점에서 건설향 수입량을 늘렸다가, 이후 중국 철강사들이 배짱 영업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저품질 문제 뿐 아니라 안정적 수급 측면에서도 중국산 철근 수입 확대는 위험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후판 관련해서도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중국산 후판은 마감 등 질이 좋지 않아 선작업을 추가로 진행해야한다”며 “선주들 역시 구두를 통해 가급적 중국산 비중을 줄여달라는 요청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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