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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중기위, 통상 전문가 ‘0명’… “꼭 전문가여야 하나” 반박도
21일 현재 산자중기위엔 여야 의원 30명이 참여하고 있다. 국회의 17곳 상임위 가운데 국토교통위와 함께 위원 수가 가장 많다.
하지만 구성을 보면 산업, 기업 분야에 식견 있는 의원들은 있어도, 통상 분야를 다뤄본 의원은 없다. 민주평화당 소속인 장병완 산자중기위원장부터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통일부 정책보좌관,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등을 지내 북한통이고,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울산항만공사 사장 등을 지낸 이력이 있어 산업과 연결지을 순 있지만 역시 통상 전문성을 기대하긴 어렵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정운천 의원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출신이다. 산자중기위 한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우리 상임위뿐 아니라 국회 대부분의 상임위가 전문성을 감안하긴 하지만 지역별로 의원을 배분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산자중기위가 ‘산업’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상임위 구성도 17개 시도 지역별 산업을 챙기기 위해 각 당별로 의원들 지역 배분을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장병완 위원장 측 관계자는 “의원 수는 한정돼 있고, 비례대표는 50여명뿐”이라며 “국회의원은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에게서 듣고 국회에서 반영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통상 전문가만이 작금의 통상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여야 공방만… ‘美 통상정책 유감 표명 및 대책 촉구 결의안’ 무산
그럼에도 산자중기위에서 정부 비판과 책임 공방만 벌일 뿐, 유의미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산자중기위가 21일 전체회의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불러 미국의 통상압박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도 여야 공방은 이어졌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가 포괄적으로 진행돼 우리만 불이익 보는 게 아니라고 했는데, 장관은 안이하게 트럼프 대통령 핑계만 대면 안 된다”며 “안보 동맹과 경제 동맹이 같이 가야 한다는 우려가 많은데 같이 가려는 노력은 왜 않나. 친북 정부라서 그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익표 민주당 간사는 “통상 논의 자리에서 친북정권 발언은 부적절하고, 문재인 정부는 친북정부도 아니다”라며 “한국당에 친일파 정당이라고 하면 좋겠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산자중기위는 이날 ‘미국 정부의 통상정책에 대한 유감 표명 및 정부에 대한 대책마련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려 했지만 한국당 반대로 무산됐다. 한국당 위원들은 “문재인 정부는 통상 및 외교·안보 정책의 문제점을 전반적으로 파악해 재정비할 생각은 않고 오히려 미국을 계속 자극하는 결연한 대응만 표명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