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밤 11시부터 오전 9시까지 심야시간, 이른바 경부하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는 올해 12월까지 인상 여부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24시간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철강, 석유화학 업체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들 업종은 부품·소재를 생산하는 후방산업들로, 전방산업으로는 건설, 조선, 자동차, 생활용품, 에너지 등 사실상 거의 모든 제조산업이 펼쳐져 있다.이들이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원가부담이 커지면 연쇄적으로 전방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는 예상된 수순이다.
주·야간 산업용 전기요금 자체가 지나치게 싸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단순 소모전력인 주택·상업용과는 달리 산업용은 새로운 재화 창출을 위한 것으로 성격 자체가 다르다”며 “또 주택·상업용은 여러차례 송·변전 과정을 거치는 반면 산업용은 고압의 전력을 그대로 공급 받기 때문에 공급과정상 저렴한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철강업체들의 경우 봉형강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전기로 뿐 아니라 판재류를 생산하는 고로 역시 전 공정에 걸쳐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한다. 일반적으로 원가의 10% 수준이 전기요금으로 구성된다. 석유화학 산업이 역시 장치산업인만큼 전력 소모가 크며, 가성소다 등 염소계열 제품은 소금을 전기로 분해하는 과정에 따라 원가의 60~70%를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현실이다. 태양광의 핵심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역시 원가의 30~40%가 전기요금으로 구성돼 있다.
중장기적으로 투자 위축도 우려할 대목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우현 OCI 사장은 “2011년 폴리실리콘 공장을 지은 이후 전기요금이 3~4차례에 걸쳐 올랐고 현재 50% 수준 인상된 상황으로, 말레이시아 대비 한국 전기요금은 3배 정도 비싸다”며 “만약 향후 생산설비 투자를 진행하게 된다면 무조건 말레이시아로 투자를 결정 할 것”이라고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강한 우려감을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