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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지난 17일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서 빈장 개발구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조인식을 진행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자리에는 김종현 LG화학 전시사업본부장(부사장)과 장쑤성, 난징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공장은 오는 10월 착공해 내년 10월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투자규모는 일단 20억달러 규모로 책정됐으며 향후 여러 검토과정을 거쳐 단계별로 진행될 예정이다. 생산규모는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늘려 최종 연간 32GWh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소형배터리 등 전 배터리 제품을 고루 생산할 방침으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16개, ESS 배터리 생산라인 3개, 소형 배터리 생산라인 4개 등 총 23개 생산라인이 들어선다. 이중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은 순수전기차 기준 약 50만대분에 이른다.
현재 LG화학이 구축하고 있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4각 생산체제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LG화학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폴란드, 중국 등 전세계 4개 국가에 배터리 생산 거점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 중국 공장 신규 설립 추진에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폐지 예고와도 맞물려있다. 중국 공업화신식부(이하 공신부)는 매년 상시적으로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 명단을 발표해왔으며, 국내산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가 가시화된 2016년 12월부터 1년 7개월째 명단에 들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2020년 이같은 보조금 정책이 완전 폐지될 예정으로, LG화학 역시 이를 주목하고 전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석유화학 투자가 진행되면 LG화학은 국내 에틸렌 생산량 1위 자리를 굳힐 전망이다. 현재 LG화학의 에틸렌 생산량은 220만t(톤) 규모로 국내 1위 생산량을 확보한 상황이며, 업계 맞수인 롯데케미칼이 210만t으로 뒤를 바싹 쫓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석유화학업계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이어지고 있는만큼 이번 증설을 통해 LG화학의 수익성 역시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석유화학사업은 LG화학 전체 영업이익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시점상 LG그룹이 구광모 체제에 돌입한 직후 LG화학의 주력사업인 석유화학과 배터리 두 부문에 대규모 투자가 연달아 추진된다는 점에서 재계 이목이 쏠리는 모양새다.구 회장은 지난달 29일 취임한 이후 최근 하현회 ㈜LG 부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자리를 맞바꾼데 이어 인사팀장을 교체하는 등 새로운 체제 개편에 속도를 올리는 모습이다. 때문에 LG화학의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 역시 구 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을 것이란게 업계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