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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비중 안 꺾인 코스피… 옥석가리기 필요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공매도 거래비중(월 누적,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7.88%로 전달보다 2.3%포인트 급증했다. 작년 10월(8.17%) 이후 최고치다. 무역분쟁 장기화와 경기둔화 우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증시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탓이다.
특히 넷마블(251270), S-Oil, OCI(010060), CJ대한통운(000120), 롯데지주(004990), 한샘(009240), 한국쉘석유(002960), 한온시스템(018880), KT(030200), 금호타이어(073240) 등은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20%를 훌쩍 넘어 코스피 전체 공매도 거래비중의 세 배에 가까웠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지난달에만 10% 넘게 하락했고 한샘은 21%, 금호타이어와 롯데지주는 각각 15%, 13% 급락했다.
시장 일각에선 공매도가 급증한 후 증시가 반등하는 구간에서 공매도가 누적됐던 종목들이 숏커버링(손절 매수) 효과로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주가 하락을 기대하고 공매도를 쳤던 투자자들이 코스피가 회복함에 따라 주식을 사서 손실을 줄여나갈 것이란 기대다.
공매도 폭격주, 일부는 공매도 비중 더 늘기도
공매도 폭격을 받은 종목의 흐름도 제각각이다. 넷마블의 경우 공매도 거래비중이 지난달 26.3%에서 이달 21.1%로 줄면서 주가수익률도 6.55%로 회복됐다. 넷마블은 실적 둔화와 신작 게임 출시 부재 등으로 투자 심리가 약했으나 이달 ‘일곱 개의 대죄’ 등의 신작을 출시하면서 매수세가 증가한 모양새다. 기관투자가들도 이달 넷마블을 3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이달 공매도 거래비중이 더 늘어난 종목도 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일부 회복했거나 플러스로 전환됐어도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대차잔고 수까지 증가한 상황이라면 업황, 실적 등의 기업 펀더멘털이 여전히 약하다는 방증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차가 늘어난다고 공매도가 증가한다고 볼 수 없고 개별 종목, 상황별로 봐야 한다”면서도 “과거 흐름을 볼 때 대차잔고의 30~50%가 공매도로 간다”고 말했다.
한샘은 공매도 비중이 22%에서 26%로 증가했고 대차잔고 수도 11일 현재 약 230만주로 한 달 전보다 25% 급증했다. 한온시스템 역시 거래비중이 21%에서 26%로 늘고 대차잔고 수도 35% 늘어났다. 한샘은 주택 거래량이 줄면서 증권사 투자의견과 목표주가가 하향되는 추세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늘어나서 단순히 숏커버링이 들어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평면적인 생각”이라며 “공매도 세력을 압박할 수 있는 확실한 호재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