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8일(현지시간) 분데스방크 본부가 있는 프랑크푸르트에 위안화 청산 및 결제기관을 설립하기로 합의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 체결 이후 분데스방크는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위안화를 직접 사고 팔거나 교역이나 금융거래 대금을 결제할 때 청산과 최종 결제업무를 맡게 될 기관을 프랑크푸르트에 세운다. 인민은행도 이 기관에 지분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독일은 프랑크푸르트에 들어설 청산 및 결제기관을 통해 홍콩을 통하지 않고서도 곧바로 위안화를 거래할 수 있는 허브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베를린에 도착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에 맞춰 진행된 이번 MOU 체결식에서 칼-루드비히 틀레 분데스방크 집행이사는 “이는 독일과 중국간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중대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독일 통계당국인 데스타티스(Destatis)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세 번째로 큰 독일의 교역 상대국으로, 한 해동안 양국간 수출입 규모는 1405억8000만유로에 이르렀다.
이와 별개로 독일 증권거래소인 도이체뵈르제는 이날 중국 최대 국영은행인 중국은행을 거래소내 거래와 청산회원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도이체뵈르제는 “이를 통해 프랑크푸르트가 위안화 역외거래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인프라 스트럭처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랑크푸르트가 이처럼 위안화 청산 및 결제기관 설립을 발표하자 지난 26일 영란은행과 인민은행간의 동일한 합의 내용을 밝혔던 영국으로서는 당황한 기색을 내보이고 있다.
영란은행과 인민은행은 오는 31일에 런던 내 위안화 청산 및 결제기관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할 예정인데, 이를 두고 파이낸셜 타임스(FT)는 “프랑크푸르트가 런던을 간발의 차로 따돌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