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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으로 중국 제품의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중간재의 중국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G2의 자존심 싸움을 바라보는 우리 수출기업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박진우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 과장은 “중간재 수출기업의 특성상 자신들의 제품으로 만든 중국산 완제품이 어느 나라로 수출되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번 미국의 대중 제재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기업에 얼마나 피해를 입힐지조차 추산하기 어렵다”며 “수출기업으로서 갖춰야할 필수 항목인 시장에 대한 유연한 대응 자체가 어려워졌다”고 18일 밝혔다.
미국 무역 대표부는 지난 15일 통상법 301조에 근거해 1102개의 대중 제재품목을 발표했다. 이중 818개 품목은 다음달 6일부터 25%의 관세가 부과되며, 나머지 284개 품목은 향후 공청회 등을 거쳐 최종 제재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정확한 피해규모 조차 파악할 수 없어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하소연 한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500억달러 상당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 감소 규모로 한국무역협회는 1억9000만달러, 현대경제연구원은 무려 282억6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수출 실적 50만달러 이상 기업 944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2018년 수출기업 해외시장 경기전망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수출은 5% 내외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들 기업들은 올해 수출 호조가 기대되는 시장과 부진이 우려되는 시장에 대해 모두 중국(기대 20.8%, 우려 39.9%)과 미국(기대 20.4%, 우려 29.8%)을 꼽았다. 양국 모두 경기 호조는 전망되지만, 통상분쟁 및 수입규제 등 불투명성 역시 증대됐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