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에도 '손사래'…비아파트 시장 찬바람

[악재 겹치며 수요자들 외면]
보증금 미반환 우려에 고금리 상황
매맷값 이어 전셋값까지 떨어지자
빌라 착공↓, 생숙·오피스 분양 참패
정부자금지원에도 활성화 효과 미미
  • 등록 2023-11-24 오전 6:00:00

    수정 2023-11-24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단독·다가구,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에도 부동산 경기 위축과 보증금 미반환 우려, 고금리 상황 등 악재가 겹겹이 쌓인 탓이다. 비아파트 매맷값뿐만 아니라 전셋값까지 떨어지자 수요가 줄면서 인허가, 착공 등 공급 물량까지 급감했다. 23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의 주택유형별 착공실적 데이터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단독·다가구 착공 물량은 총 2918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4060가구)대비 1000가구 이상 줄었다. 다세대 역시 같은 기간 1919가구에서 524가구로 급감했다.

서울시내 전경. (사진=연합뉴스)
‘아파트 쏠림 현상’ 심각

아파트 대체재로 인기를 끌었던 도시형생활주택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전국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물량은 5752가구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 인허가물량이 2만 1956가구인 것을 고려하면 4분의 1토막 난 것이다.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의 인허가, 착공 물량이 줄어든 것은 분양시장에서 수요자에게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지난해 하반기 분양을 진행했던 오피스텔 ‘목동 SJ 라벨라’는 이달 20일 잔여 15가구에 대해 입주자모집공고를 냈지만 경쟁률은 바닥이었다. 67T, 70T 전형은 각 1가구씩을 모집했지만 접수 건수는 ‘0건’이었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 공급한 ‘서울 G VALLEY 라티포레스트 오피스텔’ 역시 50가구 모집에 44명만 접수했다. 서울 관악구의 도시형 생활주택인 ‘라파르 신림’ 역시 지난달 도시형 생활주택 16가구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 결과 총 19명이 접수했다. C모델의 경우 8가구 모집에 5명만 접수했다.

비아파트 주인들 추가 규제 완화 요구

비아파트 주택 시장의 침체는 임대차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직방이 주택 전세거래총액을 분석한 결과 올해 전국 주택 전세거래총액은 아파트 181조 5000억원, 비아파트 44조 2000억원으로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각했다. 비중으로 따져보면 아파트 80.4%, 비아파트 19.6%다. 주택 전세거래총액에서 비아파트 비중이 2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1년 주택 임대실거래가를 발표한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정부도 비아파트 주택 활성화를 위해 주택도시기금 대출 지원을 늘려 비아파트를 분양하는 민간사업자에게 가구당 최대 7500만원까지 저리로 빌려주고, 민간 임대주택 건설자금은 2%대 금리로 가구당 최대 1억4000만원까지 대출 할 수 있게 했다. 수요 확대를 위해서 전용 60㎡ 이하 소형주택을 보유하더라도 청약 때 무주택으로 간주하겠단 방침도 밝혔다.

이러한 규제 완화에도 비아파트 주택 소유주들은 정부에 추가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규제 완화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자금 지원을 확대해주는 것만으로는 비아파트 주택 시장의 활성화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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