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현대중공업(009540)은 기존에 대표이사를 맡아왔던 권오갑 부회장이 지주회사인 현대로보틱스(267250)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강환구 사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지주회사 체제 강화와 함께 각 사업별 계열사들의 독립경영도 함께 확보한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 권 부회장은 향후 지주회사 대표로서 새로운 미래사업 발굴과 그룹의 재무 및 사업재편, 대외 활동 등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지주회사 체제 강화와 함께 특히 ‘세대교체’가 이번 인사의 키워드로 꼽힌다. 앞서 전세계 조선업의 위기 속에 현대중공업의 경영전반을 이끌었던 최 회장의 용퇴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최 회장은 “아직 회사가 완전히 정상화되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며 “이제는 후배들의 힘으로 충분히 현대중공업이 재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용퇴를 결정하게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최 회장은 1946년생으로 197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약 40여년을 조선소 현장을 지켜온 한국 조선업의 산증인이다. 2009년 현대중공업 사장을 끝으로 퇴임했지만, 2014년 조선업 위기극복을 위해 다시 현대중공업 회장으로 복귀해 조선, 해양 부문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
특히 이번 인사는 정몽준 이사장 행보와도 무관치 않다. 정 이사장은 지난 8월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사 체제 전환에 대비해 현대중공업 주식을 전량 처분하고 지주사가 될 현대로보틱스 주식을 사들였다. 이 같은 작업을 통해 정 이사장의 현대로보틱스 지분율은 기존 10.2%에서 25.8%로 높아졌다.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가 되려면 공정거래법상 분할 상장 후 2년 안에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확보해야 한다. 현대로보틱스는 분할 상장 약 넉 달 만에 지주사 요건을 갖췄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로 분할해 상장했다. 또 현대중공업은 분할 후 현대로보틱스를 지주사로 재편키로 했다.
주요 계열사 인사로는 주영걸 현대일렉트릭(267260)&에너지시스템 대표와 공기영 현대건설기계(267270) 대표가 각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현대중공업 정기선 전무는 지난해 말 분사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이사 부사장에 내정됐으며, 안광헌 현(現)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게 된다.
계열 자회사 대표의 교체도 함께 단행됐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대표에는 강철호 현대건설기계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현대E&T의 새 대표에는 심왕보 상무, 현대중공업모스에는 정명림 전무가 각각 전무와 부사장으로 승진, 새 대표로 내정됐으며 현대힘스 대표에는 현대중공업 오세광 상무가 내정됐다. 이들은 각각 주총을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