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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11일까지 철강수입과 관련 ‘무역확장법232조’ 발동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해당 안에는 한국을 포함안 12개 국가에 53%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극단적 조치가 포함돼 있어,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을 선택할 경우 국내 철강업체들의 대미 수출에 심각한 타격은 예상된 수순이다.
특히 강관 전문 철강사들은 고사 위기에 놓였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철강제품의 대미 수출 규모는 355만t 수준이다. 제품별 대미 수출 규모를 살펴보면 강관은 199만6000t으로 전체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컬러강판이 47만7000t, 열연강판이 27만1000t, 후판이 19만t으로 뒤를 잇고 있지만 강관에 비해서는 미미한 규모다.
때문에 강관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중견 철강사들은 이번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심각한 상황. 한 강관업체 관계자는 “강관 전문 철강사들의 주요 시장은 북미와 남미, 러시아 등에 집중돼 있다”며 “대형 철강사들의 경우 제품 및 시장이 다변화돼 있어 미국정부가 만약 무역확장법232조를 발동하더라도 이에 따른 피해를 분산시킬 여력이 있지만, 중견 강관업체들은 당장 미국을 대체할 만한 시장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악의 경우 53%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면 생존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주요 강관 전문 철강사인 세아제강과 휴스틸, 넥스틸의 경우만 놓고봐도 미국 수출길이 막힐 경우 연간 피해액이 약 1조1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2016년 말 기준 대미 수출액은 전체 매출의 20% 수준이었으며 지난해에는 소폭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아제강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2899억원으로 이중 대미 수출액은 약 5700억원 수준인 것으로 단순 추정이 가능하다. 즉 대미 수출길이 막힐 경우 전체 매출액의 25%에 이르는 연간 6000억원에 이르는 매출 손실이 발생한다.
휴스틸과 넥스틸의 경우 미국 의존도가 더욱 높다. 휴스틸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수출이 60%를 차지하며, 이중에서도 미국 수출 비중이 70~80% 수준이라 연간 매출액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5% 가량이 날아갈 판”이라고 설명했다. 휴스틸의 지난해 매출액은 6905억원으로 연간 피해 규모는 3000억원대 초반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넥스틸의 경우 대미 수출 비중이 전체의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지난 2016년 매출액 2851억원에 적용하면 연간 피해규모는 2300억원에 이른다. 액수를 떠나 사실상 정상적 경영이 어려운 수준의 피해 규모이기도 하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현 시점에서 미국 상무부의 권고안 중 하나가 채택될 경우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품목은 강관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한국 유정관 수출의 약 99%, 송유관 수출의 약 65%가 미국으로 향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 강관 생산업체들에게는 이번 미국 상무부의 권고안이 큰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번 트럼프 정부의 무역확장법232조 발동 검토는 단순히 양국 간의 관계, 한 업종의 피해를 떠나 전세계 자유무역의 근간을 흔드는 시도”라며 “보호무역주의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은 순식간에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전까지 정부 차원에서 미국을 제외한 다른 주요 국가들과 사전 공조를 이끌어내는 한편 각 업체들 역시 해외 법인 및 네트워크를 통한 아웃리치(외부접촉)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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