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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주요 경제분석기관들이 일제히 내년 경제성장률을 올해 대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그나마 정부는 내년 올해와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례적으로 단수가 아닌 범위로 설정하는 등 내년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내년도 인사에서 ‘다이어트’를 감행하고 있는 것 역시 이같은 어두운 전망에 근거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경제분석기관들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 대비 내년 낮아질 것이란 공통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 2.8%보다 낮은 2.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6%에서 2.5%로, 한국경제연구원은 2.7%에서 2.4%로 올해 대비 내년 경제성장률을 하향 전망했다.
각 경제분석기관들은 공통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지는 제조기업들의 수출증가세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모양새다. 한경연은 “미국을 제외한 주요 수출상대국들의 성장률 둔화, 미·중 무역갈등의 장기화, 반도체 단가의 하락세 등 교역조건 악화가 수출증가율 둔화의 주요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종별 내년 수출 전망은 반도체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둔화 또는 악화가 예상된다. 지난해와 올해 우리 수출을 주도했던 반도체와 정유, 석유화학은 이른바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을 지나 ‘다운사이클(업황하락)’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최근 줄이어 나오는 주요 기업들의 임원 인사 키워드로 ‘위기 대응’이 꼽히는 것도 이같은 경제성장률 전망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반도체와 석유화학, 석유 등 슈퍼사이클 업종을 모두 영위하며 실적 고공행진을 보인 SK그룹 역시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경기전망 등을 고려해 예년 수준의 승진인사를 시행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