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 정원에서 사색 즐긴 왕처럼…고궁서 즐기는 '미디어 아트'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궁에서 디지털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순간과 영원의 사이를 거닐다’가 오는 11월 6일까지 창경궁 야외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고즈넉한 궁궐의 분위기와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기획됐다. 전시 기간 동안 창경궁 곳곳에는 소실된 전각의 기둥을 상징하는 3m 높이의 LED 장치 8개가 설치된다.

‘인공자연’은 LED 기둥을 통해 상영되는 디지털 전시 작품으로 AI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제작됐다. 자연의 변화를 AI가 포착하고 언리얼 엔진(사실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3D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현대 미디어 기술의 기법을 적용해 일월오봉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디지털 괴석’에서는 올해의 십이지인 호랑이의 모습을 형상화한 괴석에서 꽃이 피어난다. 총감독으로 참여한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의 이진준 교수는 “궁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돌은 태초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 우리 조상들이 영원한 세계가 담겨있다고 믿었다”며 “전쟁과 화재로 소실됐지만 다시 복원된 창경궁을 통해 역사의 순환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휴궁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야간 모두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를 보다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주간보다 야간에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창경궁 입장료를 제외한 별도 참가비 없이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