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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플랜트 ‘일감 제로’ 현실화…사무직 전환배치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다음달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수주한 나스르 유전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될 모듈을 인도하고 나면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은 ‘0’이 된다. 2014년 11월 이 프로젝트를 수주한 이후 43개월째 해양플랜트 수주는 전무하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의 4월말 기준 수주잔량은 총 203억달러로, 이 가운데 해양플랜트 사업부는 85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67억달러는 발전소 건설사업을 영위하는 육상플랜트 수주잔량이며, 실제 해양플랜트의 수주잔량은 나스르 프로젝트 18억달러 수준에 그친다.
일단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사업부 사무직 전환배치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8일 사무직 800여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전환배치 신청을 받았다. 그룹 차원에서 현대중공업 내 타 사업부 또는 계열사 소요인원을 책정하고, 지원자들과의 매칭을 통해 전환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중순부터 매칭된 인원은 순차적으로 전환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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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1800여명에 이르는 생산기술직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의 수주잔량이 전무하더라도 사무기술직은 영업부터 설계작업까지 수주를 위한 준비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일감이 아예 없지 않다”며 “하지만 생산기술직의 경우 곧바로 일거리가 모두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당장 일감이 없다는 사실은 노사 구분없이 인지한 상태로, 노조원들 사이에서도 해양플랜트 사업부를 둘러싼 여러 소문들이 도는 등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는 모습이다. 해양플랜트 사업부를 아예 매각 또는 접거나 분할해 외주화하려 한다는 등의 현실성이 떨어지는 설까지 난무하는 상황. 희망퇴직 재실시 역시 불가능하다는 것이 노사 모두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나마 사무기술직과 마찬가지로 생산기술직의 전환배치하거나 사업부 자체 임시휴업 등은 현실 가능성 있는 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들어 조선사업부의 경우 업황이 예년 대비 양호해진 상황. 4월말 기준 조선사업부 수주잔량은 104억달러로, 5월 들어서도 수주확보는 지속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은 5월 초 조디악그룹모나코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했고, 이어 비톨과 엘란드라탱커스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4척 계약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현대상선이 정부의 해운재건 사업의 일환으로 총 20척의 컨테이너선 발주를 추진 중으로, 현대중공업은 1만 4000TEU급 8척(2021년 2분기 납기)을 일감으로 확보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