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9월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수는 26만3000명이었다. 이는 최근 석 달 간 평균치인 37만2000명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지만,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에 20만명 정도를 경기 확장세의 기준으로 봤던 걸 감안하면 절대 수치는 양호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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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Goldilocks) 상태로 불렸던 지난 2018~2019년 평균 비농업 신규 취업자수는 18만9000명 정도였다.
특히 노동시장 참가율이 다소 낮아졌다곤 해도, 실업률이 전월보다 0.2%포인트 낮아진 3.5%를 기록한 것은 그 만큼 고용시장이 좋다는 증거였다. 이는 팬데믹 이전 50년 만의 최저치(3.5%)와 같은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다. 인플레이션 척도인 시간당 평균 임금도 전년동월대비 5% 늘어났다. 전월과 비교하면 0.3% 늘었다.
연준이 대놓고 언급하진 않아도, 통화긴축 정책의 목표를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여전히 뜨거운 노동시장을 식히고 실업률을 일정 수준 끌어 올리는 것이다. 급여를 받는 근로자 수를 줄이고, 그들이 받는 임금을 다소 낮춰야만 총지출과 총수요가 줄어 인플레이션이 통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9월 고용지표는 여전히 연준의 이런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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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연준이 해야할 일은 여전히 많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이날 “일자리 증가나 임금 인상은 다소 식은 감이 있지만, 실업률이 역대급으로 낮아진 것을 보면 여전히 노동시장이 매우 타이트하다는 것”이라고 해석한 뒤 “연준은 이를 보고 통화긴축에 더욱 속도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단 미국 증시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금융 스트레스가 커지는 것도 문제다. 계속적인 정책금리 인상에 미국 달러화가 강해지면서 자국 통화가 큰 폭으로 평가절하된 개발도상국들에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엔무역개발기구(UNCTAD)가 이를 우려해 연준의 속도 제어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는 우리의 문제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가장 낮은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로 중간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도 고민에 빠졌다. 이날 바이든은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고용지표는 미국 경제가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고무적인 신호”라고 자평하면서 “더 많은 미국인들이 일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는 맞는 말이긴 하지만, 정치적 부담은 여전하다.
연준과 바이든 입장에선 적절하게 인플레이션을 잠재우면서도 경제가 침체로 가지 않고 일정 부분만 둔화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것이 최선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내년 초에 미국 경제는 완만한 경기 침체에 진입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