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병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그룹장은 9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국내 증시와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이 그룹장은 트러스트자산운용에서 주식운용본부장을 맡아 기관 자금을 운용해온 오랜 경력의 운용역으로 지난 2021년부터 현대자산운용에 합류해 주식운용그룹을 이끌고 있다. 현대자산운용의 주식 관련 순자산은 올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이 그룹장은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수익률을 좇아서 돈이 움직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흐름”이라면서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돼 국내 기업에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다면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고 결국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그룹장은 “주식 양도소득세에 대해 과세를 하는 선진국과 비교해 금투세 도입이 필요하다는 논리라면, 국내 증시 투자자에 대한 장기투자 세제 혜택 등을 보완해야 한다”며 “지금과 같이 국내 증시에 대한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해당 부분만 비교해 금투세를 도입하면 앞서 양도소득세 도입 추진 뒤 주가지수가 폭락한 대만처럼 국내 증시도 폭락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규제 업종으로 그간 주가가 저평가됐던 금융주 역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 그룹장은 “금융업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규제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의 선봉장으로 바뀌었다”며 “절대적 가격으로 이미 많이 올랐다고 볼 수도 있지만, 주가수익비율(PER)·주가순자산비율(PBR)과 같은 지표나 글로벌 동종 업종 대비 비교 등 어떤 기준으로 봐도 여전히 저평가 영역임은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 그룹장은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투자의 복리 효과에 집중하라고 제언했다. 그는 “주식 투자는 몇십, 몇백만원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만큼 꼭 필요한 재테크 수단”이라며 “과도한 수익을 기대하며 유튜브 등의 정보에 흔들리기 보다,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주식들에 장기간 투자하면 분명히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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