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둠'으로 돌아온 '닥터 쿠퍼'

원자재값 하락...세계 경제 빨간불
美 압박에 '세계의 공장' 中 제조업 가동률 하락
원자재·부품 수요 감소로 경제 위기 예고
  • 등록 2018-07-16 오전 6:00:00

    수정 2018-07-16 오전 11:12:57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7월11일(현지시간) 전세계 주요 원유 거래소가 출렁였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는 브렌트유가 전일 대비 5.46달러(6.92%) 폭락한 배럴당 73.4달러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73달러(5.03%) 떨어진 70.3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세계 경제계는 중국과 미국을 주목했다. 주요 원유가 이같이 역대급 하락폭을 기록한 이날은, 미국 정부가 2000억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로 다음 날이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의 급락의 주요 요인으로 미·중 간 무역전쟁을 꼽은 것이다.

국제유가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빠르게 상승했던 주요 원자재들의 가격이 하반기로 접어들자 하락에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의 핵심 요인은 국제유가와 마찬가지로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꼽힌다. 특히 이들 원자재 가격은 전세계 경제지표로 여겨지는만큼 자칫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전세계 불황은 더이상 예고가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美 관세폭탄 던진 다음날 국제 유가 급락

1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불공정 무역해소 및 기술 패권 강화를 목적으로 최근 중국 수입품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친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15일 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항공우주·IT기술·산업용 기계·발전소 설비부품·철강·스테인리스 등)을 대상으로 25%의 추가 관세를, 이달 10일 2000억달러 규모의 제품(일반소비재·농축수산물·광산물·주요 금속제품 등)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했다.

전세계 경제에 미치는 후폭풍은 거셀 전망이다. G2의 무역전쟁은 전세계 무역규모 축소 및 경기 위축의 덫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중 통상압박은 ‘세계의 공장’이라 일컬어지는 중국 제조업의 가동률을 떨어뜨리고, 이는 전세계 관련 원자재 및 소재·부품의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수순이다.

기업 경영에 치명적인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은 특히 우려할 대목이다. 자칫 미·중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기업들이 입을 피해는 예견된 일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중 간 무역전쟁이 예상치 못한 급격한 국제유가 등락을 일으키고 있는 마당에, 국제유가를 근거로 세계 경제를 전망하는 일은 더욱 무의미해졌다”며 “당장 하반기 각 기업들은 경영현안을 짜는 일부터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무역전쟁 불확실성 커지자 기업들 투자 축소

실제로 국제유가 뿐 아니라 세계 경기의 지표로 활용되는 주요 원자재들의 가격 추락은 이미 전세계 불황을 예고하고 있다. ‘닥터 쿠퍼’로 불리는 전기동 가격은 미·중 간 무역전쟁이 구체적인 관세폭탄으로 가시화된 6월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전기동 가격은 지난달 8일 t(톤)당 7262.5달러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이달 12일 6173달러까지 연일 추락했다. 한 달여 만에 무려 1089.5달러(15%) 감소한 셈이다.

다른 주요 비철금속 가격 흐름도 유사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알루미늄가격은 지난 4월 19일 t당 2602.5달러에서 이달 12일 2104.5달러로 498달러(19%) 감소했다. 아연 가격은 2월 16일 t당 3618달러에서 2598달러로, 납 가격은 2월 2일 2683달러에서 2140달러로 하락하며 각각 28%, 20% 떨어졌다.

한국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미국의 1차 관세폭탄의 경우 스테인리스, 철강재가 관세부과 대상에 포함되어 있어 니켈, 철광석 등의 품목이 가격 리스크에 간접적으로 노출됐으며, 전기동 등 나머지 광종은 세계경기 위축우려에 따른 전반적인 투자수요 둔화가 하방요인으로 작용했다”며 “2차 관세폭탄은 광산물, 금속제품이 포함돼 있어 상당기간 비철금속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전기차 배터리 원료인 니켈, 코발트, 리튬과 첨단산업 원료인 희토류도 포함돼 있어 관세폭탄이 자원시장에도 매우 큰 파급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자재 시장을 넘어 글로벌 경제에 주는 경고로도 받아들여진다. 크리스티나 후퍼 인베스코 수석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를 통해 “상품 가격 추락은 예의주시해야 할 경고신호”라며 “구리는 글로벌 경기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지료포, 더욱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 로버트 버제스 블룸버그 에디터는 “원자재 시장이 강한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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