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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국 증시가 급하게 오른 만큼 고평가 논란이 일 수 있고 2분기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장미빛은 아닌 만큼 종목별로 옥석을 가려서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체 외화증권 거래금액 중 미국, 70% 이상 차지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화증권 예탁결제 금액 중 매수 금액이 96억 500만달러로 지난해 74억 1000만달러보다 30% 가까이 늘어났다. 외화증권 예탁결제 자금이란 투자자가 해외 증시의 주식, 채권, 등을 거래하기 위해 보관한 금액으로, 이 액수가 늘어날수록 해외 투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월별로는 1월 13억달러대였던 것이 3월까지 18억달러까지 늘어났고, 4월과 5월 소폭 감소했지만 6월 들어 다시 16억 300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외화증권 예탁결제 매수 금액 중 12억8300만달러가 미국 주식에 대한 예탁결제액이었다. 비중으로 따지면 80.13%에 달한다. 미국 비중은 올해 1월 77.72%에서 3월 63.75%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5월 75%대를 회복했고 지난달 80%를 넘어선 것이다.
종목별로도 미국 주식이 거래 상위를 휩쓸었다. 아마존은 매수와 매도를 합해 전체 거래규모 1위를 차지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엔비디아, 애플 등도 이름을 올렸다.
◇두 자릿대 상승률 돋보인 뉴욕증시, 투자 매력 충분
이처럼 미국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데에는 연초 이후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여준 미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연초부터 현재까지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7%대, S&P500 지수는 20%대, 나스닥 지수는 23%대 각각 상승했다. 지난주에는 뉴욕 3대 지수 모두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각각 5%대, 6%대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펀더멘털과 금리 인하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상승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연초 이후 반도체와 IT를 중심으로 이익 전망이 하향조정되는 등 펀더멘털의 위기에 놓여있는데다가 일본 수출제재 등 불확실성이 더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은 몇 년전부터 있어왔지만 요즘은 거래도 어렵지 않고 미국 증시가 워낙 좋아 주식과 더불어 달러채권의 인기도 높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 금리인하 기대에도 2분기 실적발표 시즌 지켜봐야
다만, 증권가에서는 미국 증시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에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2분기 실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 판단을 위해서는 2분기 실적을 봐야 한다”며 “미국 시장조사업체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이번 2분기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대비 2.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예상이 맞다면 지난 1분기 0.3% 줄어든데 이어 감소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과는 별도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