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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상회담에 경협 의제가 올라오진 않지만 이를 기점으로 향후 남북간 경협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특히 북한에서 사회간접자본(SOC) 공사가 진행될 경우 연간 80조원에 달하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 건설과 물류, 에너지 등 침체에 빠진 국내 산업계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건설산업연구원은 북한 인프라 개발사업에 연간 27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산업계에서는 여기에 북한 주택 보급과 재개발 등이 더해질 경우 연간 80조원가량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협이 본격화될 경우 전력·에너지 업계가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주요 남북한 지표’에 따르면 북한의 연간 발전설비 용량은 2016년 기준 7661㎿였다. 이는 남한(10만 5866㎿)과 비교해 14분의 1 수준이다. 노후화한 설비를 교체하고 정비하는 사업에서부터 중장기적으로는 발전소 설립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추후 민간발전업체들의 신규 발전설비 관리·운영 등 시장 진입도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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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의 경우 근해에서 선대를 운영하는 내항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북한의 경우 도로 인프라가 취약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연안을 통한 운송이 늘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해운조합 관계자는 “일단 막혔던 항로가 트이면 물동량(일감)이 있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철도 등 내륙을 통한 물류 운송도 주목 받는다. 내륙에서 물자를 운송하는 만큼 저비용·고효율 조건을 충족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강원도 강릉에서 남측 최북단인 제진까지 이어지는 ‘동해선’이 주목 받는다. 동해선을 타고 북한 나진까지 이동한 뒤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륙 물류 분야에서는 CJ대한통운(000120)의 수혜가 예상된다. 이 회사는 지난달 러시아 물류기업인 페스코(FESCO)와 전략적 협력 및 공동사업 개발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CJ대한통운은 페스코와의 협약 체결로 TSR 접근권을 확보했다. 페스코는 자사 운송 인프라를 활용, TSR 운송사업에 CJ대한통운이 진입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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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업체들은 북한 도로 건설에 주력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레미콘은 건설 현장에서 90분 이내 타설이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임시 공장인 ‘현장 배치 플랜트’를 세울 경우 북한 현지에서도 공바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북한 도로 공사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아시안 하이웨이’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릴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레미콘 업체들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모래 등 원재료 조달도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래는 레미콘 원가 중 25%가량을 차지한다. 한국골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초 1㎥당 1만 4000원 수준이던 모래 가격은 수급난 영향으로 최근 3만원대까지 치솟았다. 레미콘 업체들은 지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북한 지역에서 모래를 도입한 경험이 있다. 특히 북한 해주로부터 한때 수도권 연간 모래 수용량의 40%에 육박하는 물량을 들여오기도 했다.
레미콘 업체들은 북한에서 모래가 유입될 경우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북한에서 모래를 도입할 경우 관련 가격은 2016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북한에서 모래를 안정적으로 들여올 경우 제품 가격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