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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집기들은 팝업스토어에 참여한 브랜드들의 고유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재조합해 사용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기존대비 일회성 폐기물이 일정 부분 감소할 수밖에 없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팝업스토어를 열 때 재사용 및 재활용 가능한 요소를 고민해 버려지는 자원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뷰티 브랜드 톤28도 팝업스토어 콘셉트 자체를 친환경으로 잡고 다양한 시도를 전개 중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무신사 ‘뷰티페스타’에 참여한 톤 28은 고체비누 제품 ‘샴푸바’를 내세우는 업체로, 당시 본사와 연구실에서 사용하던 집기를 활용해 부스를 제작하는 등 팝업스토어 설치를 최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판매 촉진이 아닌, 다 사용한 화장품 용기를 수거하는데 초점을 맞춘 이색 팝업스토어로 화제를 모았다. 역시 서울 성수동에서 개최한 팝업스토어로 용기 수거에 대한 다양한 정보, 쉬운 분리배출 방법, 업사이클링 용기 전시 등을 내세웠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친환경 팝업스토어 시도에 나서고 있는 건 폐기물 문제 때문이다. 특히 서울 성수동을 중심으로 공장형 팝업스토어가 인기인데, 그만큼 인테리어에 사용된 폐기물이 많이 배출될 수밖에 없다. 1~2주일간 짧게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철수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폐기물이 쌓이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상황이다.
이에 성동구청은 지난해부터 태스크포스(TF)팀까지 꾸려가며 ESG 팝업스토어를 지향하는 ‘성동형 팝업 매뉴얼’을 제작, 업체들에 공유하고 있다. 옥외 광고물 설치 기준 준수부터 팝업스토어 목적에 맞는 건축물 용도 확인 및 신고, 소음 최소화, 폐기물 감량 및 신고, 다회용기 사용 등이 골자다.
성수동 팝업스토어 시장에 정통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팝업스토어 폐기물은 많아야 3t 남짓이어서 일부 업체의 경우 그냥 가장 저렴한 폐기물업체에 맡겨버린다”며 “분리배출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등은 폐기물 업체만 아는 수준이어서 성동구청 측에서도 우려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성동구청의 매뉴얼도 결국 법적 강제력이 없는 가이드라인 수준이어서 업체들의 자발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신사 등 일부 대형 기업들 중심으로 자발적인 ESG 팝업스토어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는 단시간에 최대한의 효과를 내기 위한 도구인데 ESG와는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ESG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들이 조금씩 늘고 있고 선도업체들이 하나둘 친환경을 강화해나가면서 팝업도 진화 수순을 밟아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