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어닝 쇼크'에 철강·화학업계도 '덜컥'

  • 등록 2018-05-02 오전 6:00:00

    수정 2018-05-02 오전 6:00:0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철강 및 화학업계가 현대·기아차의 ‘어닝쇼크’를 불안감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자동차용 강판을 비롯해 다양한 내·외장 소재를 공급하는 업체들 입장에서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은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1분기 실적에서 나란히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현대차는 1분기 영업이익 681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45.5% 감소) 난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20.2% 감소한 30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여파는 곧장 현대제철의 실적에 반영됐다.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93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한 부진한 성적을 내놓았다. 실적악화의 주요인으로 한파 및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건설경기 위축을 지목했다.

다만 판매량 기준 부진한 모습을 보인 제품은 판재류였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500만t(톤)의 자동차용 강판을 판매했으며 이중 460만 가량을 현대·기아차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대제철이 1분기 판매한 판재류는 총 309만8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만6000t 감소했다. 컨퍼런스콜에서 후판과 열연 판매량이 9만6000t 감소했다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용 강판이 포함된 냉연은 5만t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냉연 판매가 15만t 증가한 포스코와 상반된 성적이다.

현대제철 역시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글로벌향 판매량을 늘리며 현대·기아차 의존도를 줄여가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글로벌향 수주 실적은 지속 목표를 초과하고 있으며, 올해 역시 지난해 대비 40~50%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3월 상업생산에 들어간 순천공장을 글로벌향 자동차 강판 생산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용 내·외장재를 공급하는 석유화학사들 역시 불안감은 높다. 고객사가 다변화돼 있는 업체들의 경우 큰 문제는 없지만, 현대·기아차 공급이 집중돼 있는 일부 석유화학 업체들의 경우 올해 1분기 실적이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대부분의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자회사 또는 합작회사를 통해 자동차용 석유화학 소재 사업을 적극 확대하는 추세. 이중 코오롱글로텍은 자동차 시트를 중국 현대차에 공급 중으로, 매출 비중은 무려 8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현대차의 중국 판매가 급감했을 당시 모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실적개선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자리하기도 했다. 한화첨단소재 역시 자동차용 소재 사업에서 현대·기아차의 비중이 60%에 달한다.

그나마 SKC가 일본 미쓰이화학과 세운 합작회사 MCNS는 고객사가 다변화돼 있어 큰 걱정은 없지만 주고객사 중 한 곳인 현대·기아차의 판매부진이 달갑지는 않다. MCNS의 경우 일본과의 합작회사인 만큼 현대·기아차 뿐 아니라 일본 완성차 업체들 역시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롯데첨단소재의 경우도 비교적 고객사가 다변화돼 있다. 자동차용 소재 부분에서 현대·기아차 비중은 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내수 시장의 가장 큰 고객인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은 당연히 공급업체 중 하나인 석유화학업체들의 실적 악화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 추세로, 석유화학 업체들에게 완성차 고객사 다변화가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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