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항에서 고려시대 유물 발견...'베트남 고대 무역항' 발간

해안선 3260km 따라 항·포구 400여곳 조사
베트남 해양문화 역사적 실체 담아
  • 등록 2020-06-10 오전 6:00:00

    수정 2020-06-10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베트남 국립역사박물관과 공동으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8년간 베트남 전역의 고대 항·포구를 현지조사한 연구 성과를 담은 ‘베트남 고대 무역항’(전 3권)을 발간했다고 9일 밝혔다.

특히 보고서에는 베트남 항·포구를 조사하며 확인된 삼국 시대 토기와 고려청자, 삼한중보, 조선통보 등 동전 유물들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오랜 해상 교류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유물들이다.

‘베트남 고대 무역항’은 베트남의 해안선 3260㎞를 따라 분포한 항과 포구 400여 곳을 조사연구한 보고서다. 남북으로 길게 형성된 베트남을 북부·중부·남부 세 구역으로 구분해 연구조사했다. 베트남 역사와 함께 발달했던 각 구역의 항·포구는 한국어와 베트남어로 동시에 기록했다

연구소는 측은 “이번 조사는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베트남 항·포구뿐 아니라 역사 속으로 사라진 옛 항·포구까지 처음으로 전수 조사해 베트남 해양 문화의 역사적 실체를 밝힌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서는 베트남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탕롱’(하노이의 옛 이름)을 비롯해 북부와 중부, 남부 지역의 무역항 형성 과정과 이를 중심으로 한 시장, 상인, 교역품 등 관계에 주목했다. 또 문헌자료를 통해 무역항 주변에서 살아온 사람들과 그들의 전통신앙, 의식주 등 생활상도 살폈다.

연구소 측은 “‘응에안’, ‘빈딘’, ‘카인호아’, ‘꽝응아이’ 등 베트남 중부의 해안에는 수많은 난파선이 침몰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지역에서는 조사 과정에서 삼국 시대 유물들이 다수 확인되기도 했다.

꽝응아이성(省) 빈쩌우(Binh Chau) 해역 인근의 민가에는 지금도 어민들이 바다에서 수습한 각종 도자기가 가득 진열돼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베트남 내륙과 연안을 따라 펼쳐진 수많은 강과 하구는 포구와 나루터가 형성되기 좋은 여건을 제공했다. 이들은 고대 베트남의 동선문화와 사후인 문화를 발전시킨 원동력이 됐다. 동선문화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선사 청동기 시대 문화로 주로 베트남 북부 홍강 유역에서 번창했다. 사후인 문화는 기원전 1000년부터 기원후 200년 무렵까지 오늘날 베트남 중부와 남부 지역에서 융성한 문화로 독무덤과 귀걸이 장신가 특징적이다.

또 강과 하구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각국과 동서양 문화를 연결하는 국제 무역네트워크의 중요 거점 역할을 해오기도 했다.

꽝응아이성 빈쩌우 해역의 민가에서 소장하고 있는 난파선 도자기(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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