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채운 석유화학, 대규모 투자로 기반 다진다

LG·롯데·한화 "호황기, 여력 있을때 선제적 투자"
NCC 증설 원료 확보…고부가 제품으로 수익성 노려
공급과잉 대비 신증설 설비 LPG 기반으로
  • 등록 2017-12-28 오전 6:00:00

    수정 2017-12-28 오전 6:00:00

최근 증설 공사를 끝내고 16일(현지시간)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한 말레이시아 LC타이탄.롯데케미칼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지난해와 올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곳간문을 열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석유화학 산업의 쌀인 에틸렌 증설에 투자가 집중됐다면 올 연말부터 이어지는 내년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 관련 인수합병(M&A)과 증설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양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이 호황기 벌어들인 수익을 바탕으로 선제적 투자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일반적으로 석유화학은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이 강한 산업인만큼, 호황기 여력이 있을 때 투자를 단행하고 이를 통해 불황기를 버텨내는 방식인 셈이다.

NCC에서 시작된 투자…고부가로 연결고리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의 투자 방식을 뜯어보면 대부분의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NCC(나프타분해공장) 증설에서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이어 해당 원료를 활용해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 공장에 대한 투자로 연결된다.

실제로 지난해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LG와 롯데, 한화 등 주요 화학업체들은 모두 NCC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LG화학(051910)의 경우 지난해 10월 총 2870억원을 들여 대산공장 NCC 생산능력을 23만t 늘리는 증설에 돌입했다. 뒤이어 롯데케미칼(011170)은 지난해 12월 여수공장 NCC를 기존 100만t에서 120만t 규모로 늘리기로 결정하는 한편 최근 말레이시아 LC타이탄 NCC를 72만t에서 91만t으로 늘리는 증설공사를 마무리짓기도 했다. 한화(000880)토탈은 올해 4월 5395억원을 투자해 대상공장 NCC 생산능력을 31만t 늘리기로 결정했다.

하반기와 내년에는 이같은 원료 생산 증가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과 관련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은 26일 3000억원 규모 아크릴산과 SAP 증설 계획을 발표했고 이보다 앞선 11일 한화토탈은 3620억원을 들여 폴리에틸렌 40만t 증설 계획을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자회사인 롯데첨단소재가 인도네시아 ABS 생산업체 두곳을 인수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세 회사 모두 NCC 증설로 규모의 경제 기반을 다진 후 다운스트림 영역에서 고부가 제품에 대한 투자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며 “내년 에틸렌과 프로필렌의 늘어난 생산량에 맞춰 고부가 제품에 대한 추가 투자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 연구원들이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인 SAP로 실험을 펼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SAP 생산설비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LG화학 제공
북미 ECC·공급과잉 우려 고려한 증설

올해 각 업체들의 투자계획에는 향후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대응책이 함께 담겨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만 하다. 기존 NCC는 원유를 분해하는 방식이지만, 이번에 증설되는 세 회사의 NCC는 모두 LPG를 분해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원유 대비 저렴한 LPG를 통해 에틸렌 및 프로필렌을 생산함으로서 원가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 이와 함께 국제유가 등락이라는 리스크에도 대응가능하다.

롯데케미칼은 이에 더해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ECC(에탄분해공장) 확보를 통해 원료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우즈베키스탄 39만t 규모 ECC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미국에 100만t 규모 ECC 합작사업을 내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투자계획이 고부가 제품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ECC 증설계획 역시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북미 ECC 증설에 따라 조만간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아시아권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들 제품은 대부분 저원가를 기반으로 한 범용 제품 위주이기 때문에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고부가 제품 판매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중국의 지속된 환경규제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ECC와 함께 NCC의 또 다른 경쟁 대상인 CTO(석탄분해공장)이 중국 정부의 지속된 환경규제 영향으로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앞선 관계자는 “연초만 해도 석유화학 산업이 올해를 기점으로 다소 호황세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지만, 한해가 끝나가는 시점에는 오히려 2020년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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