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이달 들어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을 짓눌러왔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드디어 이번주 그 결과를 내놓는다.
또 한 차례 정책금리를 75b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느냐, 아니면 아예 단 번에 100bp 금리를 올려 버리는 `울트라 스텝`을 밟느냐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번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과 향후 정책 행보에 대한 방향 제시에 따른 증시 흐름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21일(현지시간) 양일 간 열리는 이번 FOMC 회의를 두고 현재 월가에서는 75bp 인상 쪽에 무게를 두면서도 `최소 75bp 인상, 최대 100bp`이라는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여전히 견조했던 고용지표와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내려옴) 기대를 무색하게 했던 물가지표를 종합해 볼 때 합리적인 전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시장에서는 75bp 정도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가격에 반영해 둔 상황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8%나 하락하며 6월 이후 근 석 달 만에 가장 부진한 한 주를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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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제프리 BMO증권 채권부문 전략가 역시 “이제 사실상 연준의 최종 정책금리 수준은 4.50% 정도로 점쳐지고 있다”며 “이번 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인상폭보다는 점도표가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점도표가 최종 금리를 종전 전망과 같은 4.0% 수준이 아닌 4.50% 정도로 제시할 경우, 최근 단기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주식시장으로서는 또 한 차례 충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트 호건 내셔널증권 수석 투자 전략가는 “지난주말 2년물 국채금리가 3.9%를 넘어섰는데, 최근 증시는 단기금리가 뛸 때마다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였다”며 “정책금리 행보를 보여주는 2년물 금리가 그렇게 뛰고 있다는 건, 시장에서도 연준 최종 금리에 대한 전망이 높아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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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결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나 2년물 금리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이 완화돼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단기간 내에 증시가 의미있는 반등을 하기엔 무리가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 어닝시즌이 막을 내린 후 한산해지긴 했지만, 기업 실적 발표는 이번주에도 이어진다. 미국 대표 식품기업인 제너럴밀스와 대형 주택 건설업체인 레너와 KB홈스, 대형 창고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 등이 실적을 내놓는다.
지난주 막판 증시를 억눌렀던 페덱스의 경기 침체 경고처럼 개별 기업들이 내놓는 미국 경제에 대한 직간접적 진단 역시 이번주에 관심을 가져야할 변수다.
잭 앨빈 크레셋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실적 전망을 높이는 기업과 낮추는 기업 비율은 거의 팽팽하긴 한데, 페덱스에서 보듯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다국적 기업들이 주로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앞으로 달러화 동향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달러 인덱스는 근 20년 만에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