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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산업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기치 아래 관세폭탄을 남발하는 데 큰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통상압박 행보의 칼끝은 중국을 겨냥하고 있지만, 관세부과와 관련해서는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 때문에 이번 트럼프 대통령발 무역전쟁이 되레 부메랑으로 돌아와 철강을 비롯한 미국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美 철강시장 왜곡 심화…농업·제조업도 불안 고조
미국 내 산업계의 우려는 이미 25%의 관세 부과를 기정사실화한 철강시장에서 먼저 가시화됐다. 올 들어 미국 내수 철강시장에서 열연강판을 비롯해 냉연강판, 후판, 송유관 등 대부분의 철강제품들의 가격이 기형적으로 빠르게 오르고 있다.
미국 철강전문지 AMM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수 냉연강판 가격은 연초 t(톤)당 652.6달러에서 현재 1041달러로 단 3개월만에 무려 59.5% 급등했다. 후판(Cut-to-length Carbon Grade plate 기준)은 680달러에서 910달러로, 송유관(X52 기준)은 1100~1125달러에서 1175~1210달러로 100달러 안팎의 상승폭을 보였다.
향후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미국을 향한 무역 보복 조치에 따라 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EU는 지난 16일 미국산 제품 200개의 목록을 발표하며 즉각 보복에 나섰다. 미국과 EU 사이에 무역전쟁이 실제로 발발하게 된 것이다. EU는 미국산 쌀, 콩 등 농산물과 함께 할리 데이비드슨과 같이 미국을 상징하는 주요 제품에 연평균 28억유로에 해당하는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의 경우 매년 중국으로 수입되는 100억달러 규모 미국산 대두를 첫 보복대상으로 꼽을 것이란 전망이다.
혼돈의 무역전쟁…韓, 틈 찾을까
다행히 최근 미국 정부가 철강 관세 부과와 관련 협상의 여지를 지속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1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에서 철강 관세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같이 협상하고 있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이처럼 철강 관세 문제가 한·미 FTA 개정과 연계돼 논의되고 있어 협상이 예상과 달리 다음 달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이날 하원 청문회에서 “한국은 (캐나다·멕시코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한미가 무역협정(한미자유무역협정)을 개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으로 이번 관세 대상에서 일시적으로 면제받은 캐나다와 멕시코와 연관지어 거론한 것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국가별 면제 협상 기한에 대해서는 “4월 말까지는 이 절차를 끝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과 미국은 마지막 협상 중이라면서 미국 의회가 지지할 만한 협정 수정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