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작은 수원공장서 본 두산로보틱스 '큰 미래'

협동로봇으로 사람과 함께 협동로봇 생산 중
무거운 모듈 들어 조립 돕고, 직접 나사 조여
2023년까지 연평균 50% 성장세
다품종 소량생산 中企 등 시장가능성 높아
  • 등록 2019-02-25 오전 6:00:00

    수정 2019-02-25 오후 3:16:49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이 적용된 작업장.㈜두산 제공
[수원(경기)=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2017년 12월 20일, 전 두산인뿐 아니라 재계 이목이 수원의 한 작은 공장으로 향했다. 이날은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의 개소식이자, 첫 협동로봇 양산 개시를 알리는 날. 이례적으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부회장, 그리고 주요 계열사 사장들까지 현장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 계열사 중 막내 두산로보틱스의, 겉보기에는 아주 작은 이 수원공장을 22일 직접 찾으니 두산그룹 경영진의 이례적 행보가 이내 수긍이 됐다. 박정원 회장이 연일 강조하고 있는 전사적 과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바로 이 작은 공장에서 실제로 실현되고 있었다.

로봇이 ‘사람과 함께’ 로봇을 만든다

협동로봇을 생산하는 셀로 들어서니 당장 그 작은 규모에 놀랐다. 생산라인 직원은 부품 관리 직원까지 합쳐도 15명뿐이라고 했다. 10여명 정도의 직원들이 앞렬 작업대에서 팔(암) 형태의 협동로봇에 들어가는 모듈을 조립하고 있었고, 바로 뒷렬에서는 조립된 모듈로 암을 조립하고 있었다.

하지만 작업대를 주의 깊게 살펴보니 또 다른 놀라운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모듈 조립 작업대에서는 협동로봇이 좌우로 팔을 움직이며 나사를 조이고 있었고, 암 조립 작업대에서는 모듈을 들고 직원의 작업을 돕고 있었다. 현장 직원은 “협동로봇에는 총 6개의 모듈이 들어가는 데 이중 가장 무거운 것은 8㎏ 수준”이라며 “한 손으로 모듈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이를 결합하는 작업을 한다면 작업자의 손목은 남아나지 않을 테지만, 협동로봇이 이를 대신 들어준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로봇이 사람과 함께 로봇을 만드는 ‘협동로봇’의 정의가 이곳, 수원공장에서 실행되고 있는 셈이다. 협동로봇은 크게는 산업용 로봇의 한 종류로 분리되지만, 개념은 크게 다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특정 공장을 정밀하게, 또 빠르게 처리해야하기 때문에 덩치가 크고 아주 빠르게 움직이며 반복작업을 수행한다. 이에 주변에 펜스를 설치해 사람의 접근을 막는다. 이에 비해 협동로봇은 센서를 통해 외부 충돌을 피하기 때문에 펜스 없이 사람과 함께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산업용 로봇과 같이 인력을 대체한다기보다는 인력을 돕는다는 개념이 더 강하다.

특히 협동로봇은 확장성 측면에서 산업용 로봇 대비 성장가능성이 높다. 현장 안내를 도운 조수정 두산로보틱스 마케팅팀 팀장은 “산업용 로봇은 전용기이지만, 협동로봇은 일반기 개념”이라며 “암에 어떤 툴을 붙이느냐, 또 어떤 기기와 연동하느냐 등 유연한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당장 두산로보틱스의 고객사는 현대차와 현대위아 등 자동차 제조업을 비롯해 LG전자, LG화학, 포스코, 풍산, 현대리바트 등 업종 불문 다양하다.

“협동로봇 아직 시작 전…수원공장도 10배 확장 가능”

협동로봇 시장은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아직 시작 단계다. 산업용 로봇을 생산하는 유수의 글로벌 업체들이 존재하지만, 그들 역시 이제 협동로봇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모양새. 그만큼 협동로봇의 향후 성장성은 이미 개화기를 지난 산업용 로봇을 뛰어넘는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전세계 산업용 로봇은 2017년 38만대에서 지난해 42만대로 증가했다. 올해에는 48만대, 그리고 2023년에는 76만대로 연평균 13% 증가할 것으로 봤다. 협동로봇은 2017년 1만1000대, 지난해 2만대에 그쳤고, 올해에도 3만3000대 수준으로 전망했다. 다만 2023년 15만대로 급증, 연평균 50%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 역시 이같은 협동로봇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 언제든 생산라인을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수원공장에는 현재 R&D 관련 부서들의 공간이 함께 마련돼 있지만 상황에 따라 바로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높은 층고를 두고 설계된 상황. 연간 생산능력 최대 2만여대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전략적으로 협동로봇만을 지목,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비밀리에 개발을 진행해왔다. 조 팀장은 “국내외 195개 공장을 직접 방문해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적용했다”며 “안전성 측면에서는 전류를 통해 충돌을 방지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토크센서를 활용했고, 어려운 프래그래밍 작업 없이 쉽고 직관적으로 로봇의 작업을 지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자체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팀장은 “대기업들의 경우 대규모의 전문화된 제조과정이 많아 산업용 로봇으로 대부분 자동화가 돼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다품종 소량 생산이 많고 공장 내 공간도 협소해 아직 자동화되지 못한 곳들이 많다”며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로봇밀도 1위 국가임에도 여전히 곳곳에 근골격계에 무리가 가는 일들을 작업자들이 직접하는 일들이 많아 협동로봇 활용기회 역시 많다”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제품 사진.㈜두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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