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유럽 금융시장에서 해외 정부나 기업들이 자국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인 ‘유로본드(Eurobond) 시장의 아버지’로 불리는 한스 호에르그 루드로프(73) 바클레이즈 투자은행부문 회장이 은퇴한다.
| 한스 호에르그 루드로프 바클레이즈 투자은행부문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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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체 입수한 회사 내부 메모를 통해 루드로프 회장이 이달말쯤 은퇴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은행산업에서만 50년간을 일해온 루드로프 회장은 지난 1998년부터 무려 16년간 바클레이즈캐피탈의 투자은행부문 회장을 맡았다.
현재 바클레이즈 기업 및 투자은행부문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에릭 봄멘사스와 톰 킹 CEO는 사내 메모에서 “루드로프 회장은 초기 바클레이즈캐피탈의 성장에 큰 공을 세웠고 영국에서 시작한 회사가 유럽, 미국에서 성장하는 일을 맡아왔다”고 치하했다.
특히 유로본드 시장이 지금처럼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으며 ‘유로본드 시장의 아버지’로 불렸다.
다만 바클레이즈캐피탈을 세운 뒤 CEO를 맡아오다 지난 2012년 리보금리 조작 스캔들로 불명예스럽게 회사를 떠난 밥 다이아몬드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파트너라는 점에서 그의 은퇴는 바클레이즈로서는 새 시대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1940년 독일에서 태어난 루드로프 회장은 스위스 베른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1965년 크레디트스위스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키더 피바디사로 잠시 옮긴 뒤 1980년에 다시 크레디트스위스 이사로 복귀했고, 바클레이즈에 합류하기 이전에는 크레디트스위스 퍼스트보스턴(CSFB)에서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을 맡기도 했다.
또한 바클레이즈 투자은행을 이끌면서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회장 등을 역임하며 유럽은 물론 국제 금융시장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