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혁 "'광주' 박수 소리부터 달라…왠지 가슴이 먹먹해졌죠"

창작뮤지컬 '광주'서 박한수 역
"편의대원 박한수 캐릭터 표현 고민 많이해"
"어려운 시국 딛고 일어나는 힘 전하고파"
  • 등록 2020-10-15 오전 6:00:00

    수정 2020-10-15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이번 작품은 특이하게 관객들의 박수 소리부터 달랐어요. 왠지 가슴이 먹먹해지는 게 처음 들어본 박수 에너지여서 저도 많이 놀랐어요.”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 ‘광주’에 출연하는 배우 민우혁(38)은 공연 분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민우혁은 군부 정권에 맞서 싸운 광주 시민들 사이에 파견된 특수부대 편의대원 박한수 역을 맡았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굉장히 어려우면서도 생각한 것 이상을 배우게 해 주는 작품”이라며 ‘광주’ 출연 소감을 밝혔다.

민우혁은 “무엇보다 박한수라는 역할의 캐릭터 잡기가 그 어떤 때보다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극 중 박한수는 광주에서 무고한 시민이 폭행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민군으로 돌아선 인물이다. 민우혁은 처음 대본을 받고는 박한수를 군부의 명령에 의한 악마에서 깨달음을 얻고 인간적으로 변하는 사람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관객들이 자칫 그가 한 행동이 너무 쉽게 용서받는다고 받아들일까 우려했다. 결국 그는 “박한수가 처음부터 악마가 아닌 자신의 행동에 혼란스러워 한 사람이라는 점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도 지금까지와는 달리했다. 민우혁은 “평소 표현이 과하다고 할 정도로 감정을 있는 힘껏 끌어냈었다”고 스스로를 표현했다. 그는 “고선웅 연출께서는 완전 반대였다. 내가 슬프면 오히려 관객이 지친다는 조언을 줬다”며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오히려 감정을 절제하니 가슴이 더 뜨거워지더라”라고 무대에서의 감정을 떠올렸다. 이어 “이런 것을 배울 수 있어서 큰 만족을 느낀다”며 고 연출에게 고마워 했다.

민우혁은 ‘광주’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앙상블이 다 같이 부르는 ‘떼창’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많은 작품에서 앙상블은 주연을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이번에는 오히려 주인공인 ‘박한수’가 앙상블을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그는 “이런 경험은 또 처음”이라며 “이들과 눈빛과 호흡으로 교감하는데 소름이 돋았다”고 놀라워했다. 그는 “마치 당시 광주에 있었던 시민군에게 ‘광주의 주인공은 너희들이다’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고 부연했다.

‘광주’는 아픈 역사를 주제로 하지만 공연이 어둡지만은 않다. “당시 광주에서 겪었던 슬픔과 아픔도 있었지만 그 사이에서도 소소한 행복과 희열의 감정도 있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연습할 때 가장 강조한 게 ‘딛고 일어서자’ 였다”며 “춤추고, 노래하고, 사랑하는 힘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국도 굉장히 어려워 다들 힘들 텐데 관객분들이 딛고 일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스타in 이영훈 기자] 뮤지컬 배우 민우혁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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