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규칙이 없는 이 기업은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높이 평가받는 기업’ 1위에 오른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이미 많이 알려졌듯 1997년 우편으로 DVD를 빌려주는 회사로 시작했다. 2020년 현재 넷플릭스는 한국을 포함해 190여개국 전 세계인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연간 수조원의 수익을 창출하는 글로벌 기업이 됐다.
넷플릭스의 공동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최근 출간한 책 ‘규칙없음’에서 “규칙이 없다는 게 넷플릭스의 규칙이다. 자유와 책임이야말로 넷플릭스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운 원동력”이라고 성공 비결을 밝혔다. 헤이스팅스와 함께 책을 쓴 에린 마이어 교수는 2년여 동안 200명이 넘는 넷플릭스 전·현직 직원을 인터뷰하며 ‘좀 이상한’ 그 문화를 분석했다.
규정이나 절차가 없는 상태로 기업의 제대로 된 운영이 가능한지 우려가 나올 수 있다. 또 자유로움을 악용하는 직원이 생기지 않을까 의심이 생길 수도 있다. 실제 넷플릭스는 일반적 결재 시스템을 갖췄을 때와 비교해 경비가 10%가량 늘었다고 한다. 헤이스팅스는 이 정도는 규정이 없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는 2001년 봄 인터넷 버블이 꺼지고 위기를 겪으면서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다. 인터넷 버블이 꺼지면서 수많은 닷컴 기업이 사라졌다. 벤처 자금줄이 끊기면서 넷플릭스는 수익을 내기는커녕 사업을 지속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결국 그는 업무 의욕이 낮던 직원의 3분의 1을 해고했다. 놀랍게도 업무는 늘었지만 사무실은 열정과 에너지, 아이디어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때 헤이스팅스는 “직원의 열의와 리더의 책임에 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꿨다”며 “직원수가 많은 것보다 뛰어난 성과를 내는 인재 밀도를 높여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회사의 상사는 직원들의 결정을 승인해 주거나 거부하기 위해 존재한다. 헤이스팅스는 이것이야말로 혁신을 막고 성장을 더디게 하는 것이라고 꼬집는다. 넷플릭스에서는 매니저가 마뜩잖게 생각하는 아이디어라도 자신이 옳다고 판단하면 실천에 옮기라고 떠민다. 헤이스팅스는 그 덕에 기업공개(IPO)당시 1달러였던 넷플릭스 주가가 17년이 지난 2019년 350달러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