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의류기업들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회복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여름 휴가철인 7~8월 두 자릿수대 매출 성장률을 이어갔다. 휴가철을 맞아 스포츠와 신발, 가방 등 야외 활동 관련 제품 판매가 증가한 덕이다. 다만 하반기에도 글로벌 경기 위축 가능성과 물가와 환율 등 매크로(거시경제)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9월까지 안정적 실적이 예상되는 내수 의류 업체들에 대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입구에 정기세일 홍보물이 설치되어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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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의류 업체들의 주 유통망인 백화점 7월 매출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32% 증가했다. 상품군 별로는 아동·스포츠가 49%, 여성 캐주얼이 41% 늘어나며 패션 카테고리가 전체 매출 증가를 주도했다. 7월 내수 의류 소매판매도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코로나19 델타변이 확대에 따른 기저 효과에 리오프닝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의류 소비 개선이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7~8월의 경우 여름 휴가철 덕을 톡톡히 봤다. 휴가기간과 맞물려 야외 활동과 관련된 스포츠, 신발, 가방·모자 등의 카테고리 성장률이 크게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다. 8월의 경우 폭우 영향이 우려보다는 크지 않았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8월 백화점 채널 성장률은 7월과 유사하거나 더 높은 상황으로 7~8월 누적 의류 브랜드 업체들 매출 성장률은 두 자릿수 이상을 유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은 현지 소비가 부진했다. 7월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 증가하는 데 그쳤고, 8월까지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진 것으로 서 연구원은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내수 판매량이 현 추세를 유지한다면 3분기 내수 의류 업체들이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관건은 9월 실적이다. 이번 달은 본격적으로 가을·겨울(FW) 시즌 제품을 판매하는 기간간이자 3분기 가운데 매출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9월 실적에 관심이 모아진다. 광군제 선수요가 시작되고 F&F와 같은 도매 매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경우 FW 시즌 물량이 집중되는 시기다. 중국은 부분 봉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9월 소비 상황이 개선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의류업 종목 주가가 큰 폭의 반등을 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위축 가능성, 물가와 환율 등 매크로 이슈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3분기 안정적 실적이 예상되는 내수 의류 업체들 중심으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서 연구원은 “9월 역기저 효과에도 불구하고 의류 판매 성장률이 전년 대비 10% 이상을 이어간다면 내수 의류 업체들의 실적과 주가 모멘텀을 기대할수 있다”며 “매출 성장 여력이 큰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과 중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업체 가운데 가장 견조한 브랜드력과 실적 개선을 보이고 있는
F&F(383220)를 최우선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