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올 경상흑자 500억달러로 커져도 환율 하락 효과 제한"

배당 등 투자소득수지 비중 커진 영향
직접투자 통한 외환유출, 배당 수취보다 커
"경상수지가 환율 낮추는 효과 일부 희석"
  • 등록 2024-02-27 오전 8:38:00

    수정 2024-02-27 오전 8:38: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KB증권은 올해 경상수지가 50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가 원·달러 환율을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에서 “경상수지에서 투자소득수지 비중은 2015~2019년 평균 1.2%에 불과했으나 2021~2023년 평균 36.6%로 급증했다”며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확대되며 2014년 3분기부터 플러스인 순대외금융자산이 배당소득 형태로 한국에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경상수지는 354억9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는데 흑자의 상당 부분이 상품수지 때문이지만 투자소득수지도 흑자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다만 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경상수지 개선은 외환공급 증가를 뜻하므로 원화 절상 압력을 높이지만 2010년 이후 경상수지 개선 시 실질실효환율 절상폭이 2000년 이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내 투자소득수지가 개선되면서 투자소득이 창출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해외에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권 연구원은 “금융계정상 직접 투자를 통한 외환유출이 배당, 이자 수취에 따른 유입보다 커 원화 절상 효과를 희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외환 수급 측면에서 첨단산업을 향한 제조업의 투자 기조 뿐 아니라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의 해외 비중 확대 투자 전략도 외환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권 연구원은 “해외투자가 투자소득수지 흑자로 연결돼 올해도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가 상품수지에 버금갈 소지가 있다”면서도 “올해 경상수지는 500억달러 내외를 기록하겠지만 경상수지가 환율을 낮추는 효과는 일부 희석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IT품목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IT제품 생산 확대로 인해 연구개발(R&D) 및 컴퓨터 소프트웨어에서 사용료 수입과 지급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즉, 지식재산사용료수지의 만성적인 적자는 계속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특허 출원건수 기준을 세계 4위지만 3위인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기술집약적인 IT품목 수출이 증가하면 IP사용료수지가 커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기술선진국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에 대해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는 적자인 반면 현지공장이 소재한 동남아시아에 대해선 흑자다. 중국은 게임, 통신 분야에서 자국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2022년 처음으로 대중국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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