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을 맞았지만 전세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세 매물이 없어 가격은 오르는데, 대출은 축소되면서 전세가격이 치솟은 탓이다.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오른 전세가격은 빌라 등 비(非)아파트 시장까지 번지면서 전세 수요자들의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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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별로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4억357만원으로 지난 202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4억원을 돌파했다. 중소형(60㎡초과 85㎡이하) 평균 전셋값도 6억582만원으로 1년8개월만에 6억원을 넘어섰다.
가족 단위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중형(85㎡초과 102㎡이하) 아파트 전세가는 7억7018만원으로 7억원대까지 올랐다. 이외 중대형(102㎡초과 135㎡이하) 8억3091만원, 대형(135㎡초과) 13억6350만원 등으로 집계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전평형 가리지 않고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54.0%으로 KB부동산이 표본을 확대 개편한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아직 거래일이 남은 9월도 13일 기준으로 53.95를 기록해 전세가율이 8월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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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셋값에 불이 붙으니 비아파트 시장까지 번지는 추세다. 아파트 전세가격 급등으로 인해 빌라 등을 대체제로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데이터에 따르면 7월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매매거래량은 1만7089건으로 1년 전 대비 26.6% 늘었다. 거래량 증가에 따라 매매가격이 오르면서 전세가격지수도 지난 5월(0.3%)부터 6월(0.06%), 7월(0.10%)까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 전세시장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전세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아파트 매매가격을 밀어올리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매매가격 흐름이 둔화되기 위해서는 실수요자를 자극하는 전세시장 안정화가 필요하다”면서 “전세 상승기 실수요를 대상으로 대출을 죄는 것은 월세화를 부추기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세밀한 안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매매가격 흐름이 둔화하기 위해서는 실수요자를 자극하는 전세시장 안정화가 필요하다”면서 “대출 규제와 같은 수요 억제책뿐만 아니라 공급을 늘리기 위한 완화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