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주 "제 아픔으로 용기 전하고 싶었어요"

에세이 '샌프란시스코 이방인' 출간
책에서 아빠 서세원에 대해서도 입열어
"그냥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봐주길"
  • 등록 2020-07-27 오전 8:00:00

    수정 2020-07-27 오전 8:00:00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독자들이 ‘서동주도 저렇게 힘든 일을 겪고도 잘 살고 있으니 나도 멀쩡히 잘 살 수 있겠구나’라는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스타 2세, 엄친딸, 가정불화, 이혼녀, 변호사….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서동주(38)의 인생에는 온갖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기사를 통해서, 방송을 통해서 전해지는 그의 수많은 단면들은 알지만 이 모든 모습을 품고 있는 ‘서동주’라는 사람을 실제로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최근 서울 강남 한 카페에서 만난 서씨는 때론 지난 삶을 찬찬히 돌아보며 차분하게 답변을 이어가다가도 새로운 도전에 대해서는 어린아이처럼 들떠서 말을 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서씨는 지난 2년 동안 블로그에 기록했던 일기를 바탕으로 쓴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을 최근 출간했다. 책 속에서 서씨는 겉으로는 화려해 보였지만 그 이면에는 가정 폭력과 타지 생활로 인해 상처투성이가 된 속내를 털어놨다. 일기로 시작했던 만큼 책은 아빠 서세원에 대한 얘기도 구체적으로 담겨 있을 정도로 솔직하다. 이 외에도 책은 영어 한마디 못하던 시절 홀로 미국 유학을 했던 10대. 전 남편을 따라 도시를 떠돌아다니던 20대, 혼자가 된 후 다시 일어서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정착한 30대의 이야기를 각각 담았다.

마음 속 깊숙이 상처로 남아있던 기억을 끄집어내서 공개하기란 쉽지 않았다. 서씨는 “일기로 먼저 공개를 했던 내용이어서 책 제작에 큰 거부감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도 “제 상처를 드러내는 게 힘든 일이긴 했고 한편으로는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당연히 피하고 싶은 일일 수도 있지만 제 아픔을 공개했을 때 읽어주는 사람들이 위로를 많이 받는 걸 보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전했다.

2018년 서씨는 진정한 ‘나’로 살기 위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끈기가 부족한 성격에 약간의 의무감을 부여하기 위해 고민 끝에 공개적이면서도 조금은 사적인 블로그에 일기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는 “블로그에서 일기를 읽고 나서 위로를 받았다며 반대로 길게 본인의 아픔을 털어놓는 사람이 많았다”며 “그 과정에서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면서 정신적으로 많이 안정이 됐다”고 했다. 이번 책이 출간된 후에도 그는 독자들에게 “안아주고 싶다”, “잘 살아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서 씨는 스스로에 대해서는 “그냥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어릴 때부터 비상한 머리로 ‘엄친딸’ 소리를 들었던 서 씨가 지금은 세계적 로펌의 변호사가 되기까지 결과만 보면 모든 게 쉽게 풀렸을 것처럼 보이지만 그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영어가 안통해 쪽잠을 자며 하루 20시간 가까이를 영어공부에 매진했던 학창시절과 이혼 후 빈털털이로 변호사가 되기 위해 접시닦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를 병행했던 30대까지. 서씨는 “언제나 하루살이처럼 치열하게 살았기에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씨는 최근 책 홍보차 한국에 들어온 것을 두고 일부에서 “변호사 잘려서 방송활동 하려고 수 쓰는 거 아니냐”는 의혹도 많다면서 장난스레 웃었다. 그는 “업무 특성상 회사에 가지 않고도 일을 할 수 있어 지금도 하루 8시간 넘게 본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방송활동이나 책 집필은 그 외의 시간을 쪼개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속력으로 마라톤을 달리듯 한번뿐인 인생에서 기회가 왔을 때 최대한 활용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어떤 도전이든 흥미로워 보인다면 다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에세이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을 펴낸 서동주(38)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냥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고 말했다.(사진=나인본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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