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에서 대문호가 된 도스토옙스키의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를 담은 책 ‘러시아 문학기행, 도스토옙스키 두 번 죽다’가 출간됐다. 언론인이자 작가인 저자 이정식은 러시아 문학의 뿌리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왔다. 저자는 책 집필을 위해 도스토옙스키의 삶의 궤적을 찾아 수년에 걸쳐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 있는 도스토옙스키 박물관 총 7곳을 다녀왔다.
저자는 “우리 삶과 죽음, 왜 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의 문제들을 도스트옙스키라는 거울에 한 번쯤 비춰보는 것이 의미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도스토옙스키는 28세부터 38세까지를 감옥과 시베리아에서 보냈다. 4년은 족쇄를 찬 채 러시아 옴스크의 유형소에서 강제 노동으로 보냈고, 이후 5년 반은 카자흐스탄 동북부에 있는 항구 도시 세미팔라틴스크에서 강제 군 복무를 했다. 10년 가까운 긴 세월을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 보낸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몸을 단련하기 위해 힘썼다
이후 쓴 ‘카라마조프씨네 형제들’에서도 부친 살해 혐의로 체포돼 시베리아 유형을 선고받게 될 장남 드미트리의 입을 통해 “넌 믿기지 않을 거다. 알렉세이, 지금 내가 얼마나 살고 싶어 하며 존재와 의식을 얼마나 갈구하는지를, 바로 이 색 바랜 담장 안에서 내 마음속에 일어나고 있는 것을”이라 말하며 강한 생명의 의지를 드러낸다.
25세 연하인 두 번째 아내 안나 그리고리예브나와 결혼을 한 도스토옙스키는 안나의 내조 덕에 정서적 안정을 찾는다. 그가 ‘죄와벌’을 완성하고 빚쟁이들을 피해 유럽 도피 여행 중 ‘백치’, ‘악령’을, 귀국 후 ‘미성년’,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등 불후의 명작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안나의 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