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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바클레이즈의 전세계 사업장에서 일하는 직원 수가 13만9000명 수준인 만큼 구조조정 대상자가 10%에 육박하는 셈이다. 영국 내에서 7000명을, 해외에서 5000명을 줄일 계획이다.
당장 허리띠를 더 졸라 매야할 정도로 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4분기중 순손실이 6억4200만파운드(10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5억8900만파운드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그동안 주된 수익 창출원이었던 투자은행 부문이 부진한 것이 실적 악화를 야기했다. 실제 4분기중 투자은행 부문 영업손실은 3억2900만파운드에 이르렀다. 비용 증가와 채권부문 매출 감소가 원인이었다.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회복과 리보금리 조작 스캔들로 치명타를 입은 은행 쇄신 등의 사명을 뛴 젠킨스 CEO의 지난 1년반 동안의 시도가 아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날 정작 논란이 된 것은 실적이나 인력 구조조정이 아니라 이처럼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해 임원 보너스가 되레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이었다.
실적 발표 과정에서 공개된 지난해 임원 보너스는 전년대비 10%나 인상됐다. 실적 악화의 주범인 투자은행 부문 보너스는 무려 13%나 올랐다. 이같은 보너스 인상으로 인해 바클레이즈의 지난 한 해 총 보너스 지급액은 23억8000만파운드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배당금 총액은 8억5900만파운드에 불과했다.
반면 안팎에서 바클레이즈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영국 경영자 4만여명의 모임인 관리자협회(Institute of Directors) 로저 바커 기업 지배구조 담당 이사는 “임원들에게 지급하는 보너스 규모가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 총액보다 3배 가까이 많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바클레이즈의 주요 주주들은 젠킨스 CEO를 겨냥해 직접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바클레이즈의 한 주요 주주는 “이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왜 보너스를 더 높였는지 이유가 명확치 않다”고 지적했고, 다른 주요 주주 역시 “젠킨스 CEO에게 이제 많은 시간이 남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