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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가 일대일 전화나 문자, 블로그나 카페 같은 게시판 형태의 소통을 넘어서는 ‘차세대 통신’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정부가 플랫폼 개발을 주도하거나 윤리 규정부터 성급하게 만들면 메타버스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24일 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센터장 이성엽 고려대 교수)가 주최한 ‘미디어·통신 산업에서 메타버스 활용의 과제’ 세미나에 참가한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관련 회사들의 주가 하락과 엇갈린 시장 전망 속에서도 메타버스 세상은 열릴 것으로 봤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메타버스는 소속감·허영심·관음증·자기애라는 소셜 커뮤니케이션의 원초적인 속성과 맞아떨어지는 이유에서다. 이런 평가는 글로벌 선두주자인 메타의 주가가 지난해 말 336달러 선에서 올해 들어 61%가량 하락했지만, “메타버스는 결국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저크버그 메타 CEO의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팀쿡 애플 CEO는 “AR(증강현실)은 미래기술이나 메타버스는 잘 모르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통신의 미래로 메타버스 키우는 SKT와 LG유플러스
국내 기업 중 네이버제트의 ‘제페토’가 가장 유명하지만, SKT의 ‘이프랜드’와 LG유플러스의 ‘무너41닷컴’도 메타버스에 도전하고 있다. 카카오역시 오픈채팅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서비스인 ‘카카오 유니버스’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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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구 LGU+웹3.0사업개발랩장은 “메타버스와 웹3를 보는 이유는 액티브 보상, 익명성, 스마트계약 등 웹2에서 했던 것과 다른 고객 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면서 “MZ세대와 알파세대가 열광한다”고 했다. 그는 회사의 대표 캐릭터인 무너 커뮤니티의 사례를 소개했다. 김 랩장은 “기존 커뮤니티와 달리 운영자가 말하는 건 2% 밖에 안 되고 98%가 스스로 소통하더라”면서 “이를테면 월화수목금토일 7개 NFT를 모으면 20kg짜리 대왕문어를 주는 이벤트를 했는데 호응이 컸고, 1차 발행 때 3만 원이던 NFT는 2차 때는 150만원까지 갔다. 활동이 적극적일수록 오너십이 올라가니 확실히 다르더라”고 소개했다.
아직은 신시장, 민간 자율로 하게 하고 이용자들 논의부터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은 2020년 4787억 달러(약 569조원)에서 2024년 7833억 달러(약 931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나, 아직은 개화하지 않았다. 뇌과학자들이 말하듯 시각적 효과만으로는 부족하고 동작을 가미해야 실제처럼 가상을 느끼기 때문이다. 메타가 엄청난 개발비를 들여 동작센서를 개발 중인 것도 같은 이유다.
정부도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 전략’과 ‘메타버스 윤리규정 제정’ 등을 통해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손지윤 네이버 이사는 “작년에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공략을 위해 과기정통부에서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R&D)성 과제를 많이 제안해 주셨는데 사실 플랫폼이라는 것 자체가 정부가 리드해 갈 수는 없는 것 같더라”고 했다. 그는 “메타버스는 어려운 기술이 많아 작은 기업이 하기 쉽지 않은데 들어오게 돼 악순환이 되는 측면도 있더라”면서 “글로벌 플레이어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충분히 이해하나 콘텐츠 단에서 자유롭게 만들어보고 경쟁하는 기회를 주셨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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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숙 서울대행정대학원 교수는 “기술 발전으로 몰입감 있는 메타버스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사실 헤어진 연인을 만나고 싶다는 등의 결핍을 채우는 게 킬러 서비스가 될 것 같다”면서 “그런데 여성 대부분은 헤어진 연인이 내 사진을 보는 것조차 싫어한다. 이럴 때 어떻게 규제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느 순간 현재의 윤리 기준 중 어떤 걸 누그러뜨려야 할 지 모른다”면서 “그래서 메타버스 윤리기준은 이용자가 주도해야 하고, 정부가 해선 안 된다. 최근 과기정통부가 메타버스 윤리기준을 발표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칫 인터넷 초기때 역기능 논의처럼 되면 진짜 메타버스 기술이 필요해질 때 (정부가 만든)윤리기준과 규제로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