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층 가슴통증 있거나 숨차면 의심을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주로 나이가 들면서 판막이 딱딱해지고 좁아지면서 발생한다. 가슴 통증, 숨 가쁨, 피로감, 실신이 주요 증상이다. 심장은 주기적으로 운동해 혈액을 심장 쪽으로 가져오고 다시 전신으로 보내 혈액을 순환시키는 펌프 역할을 한다. 심장은 4개의 방과 4개의 판막으로 이뤄졌다. 판막은 여닫이문과 같아 심장 내 혈액이 역류하지 않고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장에서 대동맥판막을 통해 온몸으로 혈액을 공급하게 되는데, 판막이 충분히 열리지 않으면 심장에서 대동맥으로 충분한 혈액을 보내기 위해 과도하게 일을 하게 된다. 좌심실 근육이 점점 두꺼워지고 뻣뻣해지면서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 최대 압력 차가 중증인 경우 100㎜Hg 이상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수축기 대동맥판막이 잘 열리지 않으면서 정상적인 혈류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이 발생하면 대동맥판막이 좁아져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심하면 숨이 차게 되는 것이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으로 의심되는 경우 일차적으로 청진을 통해 수축기 심잡음을 확인하게 된다. 심장 초음파 검사를 이용해 판막의 면적과 혈류 흐름, 압력 차 등을 측정한 뒤 협착 유무와 중증도를 판단한다. 경식도 초음파 검사를 하면 대동맥판막 및 혈류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심전도 검사, 흉부 엑스레이 검사 등도 정확한 진단을 위해 활용될 수 있다. 다른 심장질환과의 감별 진단을 위해 심장혈관 CT나 심혈관 촬영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 질환 예방 어려워… 조기진단이 중요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약물요법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이미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 석회화된 대동맥판막을 궁극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내과적 시술 또는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다. 내과적 시술로는 ‘타비(TAVI)’로 알려진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이 있으며, 외과적 수술은 흉부외과 전문의 집도 하에 흉부를 절개해 시행하는 대동맥판막 치환술이 있다. 수술은 흉곽과 심장을 열어 손상된 판막을 제거하고 새로운 판막을 넣어주는 방법이다.
타비시술과 더불어 수술적 치료도 고식적인 수술방법보다 수술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합병증 발생도 낮춘 ‘비봉합대동맥판막치환술(sutureless aortic valve replacement, SU-AVR)’이 개발돼 시행되고 있다.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은 병든 판막을 그대로 남겨두는 문제가 있고, 기존 대동맥판막치환술은 병든 대동맥을 제거한 다음 그 부위에 여러 봉합사를 사용해 인공판막을 촘촘하게 꿰매는 작업을 하게 돼 향후 판막 통로가 좁아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반면, 비봉합대동맥판막치환술은 봉합사를 덜 사용해 장기적으로 판막 통로가 좁아지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고 봉합에 필요한 시간이 매우 짧으며, 그에 따른 인공심폐기 사용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용한 교수는 “대동맥판막질환은 대부분 퇴행성 원인이므로 질환 자체를 예방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하며,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으로 진단받아도 전문의와 상의해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방법을 결정한다면 충분히 일반적인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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