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강서 시권’을 10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선정하고 4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 2층 상설전시장 ‘조선의 국왕’ 전시실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과 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영상으로도 선보인다.
| ‘강서 시권’(사진=문화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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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 시권’은 과거시험 과정 중 구술시험으로 치른 문제와 결과를 표기한 시험지다. 구술 시험은 문과, 무과, 잡과 시험 등 과거시험에서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었지만 그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 시험지는 구술시험 중에서도 주요 유교 경전 7개에서 각각 구절을 뽑아 외우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칠서강(삼겅과 사서를 대상으로 치르는 구술시험)을 담고 있다.
시험지에는 각 경전의 제목이 도장으로 찍혀 있고 그 아래에 문제와 시험 성적, 시험관의 서명이 차례로 되어 있다. 오른쪽에는 접힌 자국과 근봉 도장이 남아 있다. 접힌 공간에 응시자의 신상정보를 적은 뒤 끈으로 묶어 봉하고, 시험을 볼 때는 실명 대신 천자문으로 부여한 자호(천자문 차례에 따라 매긴 번호)를 불러 부정행위를 방지했다. 이처럼 시험지에 남아있는 흔적을 바탕으로 공평하게 인재를 등용하고자 했던 조선 왕실의 노력을 읽을 수 있다.
‘강서 시권’과 더불어 국립고궁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는 조선후기 문신인 신현이 작성하고 임금(순조)이 직접 검토한 답안지인 ‘신현 시권’도 같이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