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백자광(狂)’이었던 이 회장은 남다른 안목을 보여준 적 있다. 바다를 건너온 국보 제219호 ‘청자백자매죽문호’가 대표적이다. 이종선 전 삼성미술관 호암미술관 부관장은 2016년 출간한 ‘리 컬렉션’(김영사)을 통해 청화백자매죽문호에 대한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청화백자매죽문호) 국보로 지정된 청화백자가 이건희 회장의 수중에 들어올 당시 전문가들도 (진품 여부에 대해) 긴가민가 했다”면서 “학자들, 골동품상들 사이에서 진위에 대한 시비가 적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1976년에는 종로구 관철동 부근 지하철 공사 현장에서 비슷한 모양의 백자 어깨부분 파편이 출토되면서 도굴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결국 청화백자는 가치를 인정받아 1984년 국보로 지정됐다.
삼성은 현재 국보 제118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보 제216호인 정선필 인왕제색도 등 국보문화재 37점, 보물 제401호인 금동여래입상 등 보물 문화재 103점 등 총 140점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국보 문화재 중 11.2%, 보물 문화재 중 4.9%가 삼성 소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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