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7월 회의에서는 정책금리를 동결했지만, 결정문에 ‘2020년 상반기까지 현재 또는 그 이하 수준의 기준금리 유지’를 언급하며 향후 기준금리의 방향성을 인하로 바꿈에 따라 9월에는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6일 보고서를 통해 “ECB는 7월 회의에서 재융자 운영금리, 예치금리, 한계 대출 금리를 각각 0%, -0.4%, 0.25%로 동결했지만 지난 6월 회의와 비교했을 때 결정문에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시사됐다”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통화정책 결정문 중 ‘2020년 상반기까지 현 기준금리 유지’ 부분이 ‘2020년 상반기까지 현재 또는 그 이하 수준의 기준금리 유지’로 변경해 향후 기준금리의 방향성이 동결에서 인하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ECB는 완화적 통화정책 필요성과 이를 위한 새로운 정책 도입을 시사하기도 했다. 박 연구원은 “정책 결정문에 현재 및 예상 물가수준이 목표치를 밑돌고 있어 행동에 나설 것을 명시했고, 새로운 자산 매입 프로그램과 같은 정책 수단을 검토할 것이라는 사실도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이는 향후 정책금리 인하 및 양적 완화의 신호”라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기자회견을 통해 비둘기적 스탠스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최근 유로존의 경제지표들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지하는 요소라는 판단이다. 박 연구원은 “이번 주 발표된 유로존 전체 제조업 PMI의 예비치는 46.4를 기록해 6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밑돌고 있다”며 “당분간 제조업 생산이 유의미하게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음 주 발표될 유로존의 2분기 실질 GDP의 전 분기 대비 증가율도 1분기의 0.4%보다 둔화된 0.2%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변화된 정책 결정문, 유로존의 제조업 부진 등을 고려할 때 박 연구원은 9월에는 ECB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9월 회의는 2분기 성장률을 확인하고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자리로 추가 금리 인하 및 양적 완화 재개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