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러시아가 17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다른 도시의 전력망을 겨냥해 대규모 미사일 공격에 나섰다고 로이터통신이 우크라이나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8월 이후 최대 규모로, 러시아는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을 앞두고 전력 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집중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
| 우크라이나 긴급구조대가 17일(현지시간) 미콜라이우에서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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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리이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민간인이 잠든 사이 주요 인프라를 대상으로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하는 최대 규모의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 관리들을 인용해 전날 밤 키이우 상공에서 드론이 교전하는 소리가 들린데 이어 이날 오전 미사일 공격이 진행되며 도심 곳곳에서 강력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고 전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당국은 수도와 주변 지역, 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 지역 등 여러 도시 지역에 대한 전력 공급 차단에 나섰다. 미사일 공격에 따른 피해 급증을 막기 위한 예방적 조치라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북서부 볼린 지역 당국은 에너지 인프라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찌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에서는 밤새 드론 공격으로 2명이 숨졌다고 지역 주지사가 밝혔다. 폭발은 남동부 도시 자포리자와 흑해 항구 오데사를 뒤흔들었다고 로이터 는 목격자를 인용해 전했다. 남부 크리비리흐와 서부 리브네 지역에서도 폭발이 보고됐다.
시비하 장관은 이번 공습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대화한 지도자에 대한 모스크바의 “진정한 응답”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 15일 푸틴 대통령과 한 시간 가량 통화하며 전쟁을 끝내고 군대를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부한군 파병과 전장 투입이 분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 정상은 전쟁 발발 약 10개월 뒤인 2022년 12월 2일 이후 2년 만에 통화했다.
우크라이나와 서쪽으로 국경을 접하고있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폴란드는 순항 미사일, 탄도 미사일, 드론을 동원한 러시아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영공 내에서 공군을 출격 시켰다고 밝혔다.
폴란드군 작전 사령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모든 가용 병력과 자원을 가동하고 전투기 출동을 명령했으며, 지상 방공 및 레이더 정찰 시스템을 최고 준비 태세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의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이 자국 영공을 가로질러 이동 중이라며 주민들에게 대피를 권고했다.
러시아는 지난 8월 26일에도 키이우를 대규모 미사일로 공격한 바 있다. 당시 200개 이상의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해 전국적으로 7명이 숨졌다.